'얼리버드(Early bird)' 라는 말이 한동안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라는 속담처럼 재빨리 무언가를 시작하거나 특히 그렇게 함으로써 일종의 유리한 점을 얻게 된다는 뜻이다.
이러한 수년 전의 '얼리버드'에 착안해 나는 각 사업부의 본부장들과 매일 아침 8시30분에 가벼운 티타임을 갖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모든 것들이 디지털화되고 있다. 내부결재시스템은 온라인상에서 전자결재를 척척 해낸다. 메신저나 쪽지 기능을 활용하면 업무지시는 만사 형통이다.
덕분에 본부장급들을 비롯해 스텝조직들까지 일주일 넘게 얼굴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렇다고 해서 임직원들의 바쁜 업무시간을 또 쪼개어 회의 시간을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얼굴을 매일 보자고 선택했다. 내게 '얼리버드'는 과거의 개념이 아닌 현실의 개념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내가 제안해 시작된 '얼리버드'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각자 두 가지의 내용을 말해야 한다. 하나는 해당 사업부의 중요 사항이고 또 다른 하나는 조직 구성원의 경조사 등 구성원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효과는 곧 나타났다. 각 사업부와 조직 구성원의 이슈를 함께 듣게 되면서 타 부서 간의 조율과 협업의 속도가 더욱 빨라진 것은 물론이고 최고 경영자의 자리에서 보이지 않던 직원들의 고민거리도 하나 둘씩 들리기 시작했다.
서로 눈을 바라보며 나누는 대화를 통해 소통의 변화를 꾀하고자 시작한 '얼리버드' 모임에 대해 다들 적잖이 당황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남들보다 조금 일찍 하루를 시작하고 매일 30분씩 모임 구성원들과 대화를 나눔으로써 얼마 되지 않아 생각의 변화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약 한 달만의 일이다.
전자 문서나 쪽지, 메신저 등을 통해서는 절대 알아 차릴 수 없는 체온이 느껴지는 살아 있는 모임이 되고 있던 것이다.
이청득심(以聽得心)이라는 말이 있다. 귀 기울여 들으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소통의 첫 출발은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경청' 또한 서로의 얼굴과 눈을 마주 보며 대화를 나눠야 왜곡되지 않고 진실되게 듣고 또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나는 매일 아침 8시30분마다 '얼리버드'라는 아날로그적인 소통의 모임을 통해 나와 각 본부장들 그리고 각 본부장들 간에 소통의 폭을 넓히고 신뢰를 쌓아가길 희망했다.
더 나아가 각 본부장들이 해당 팀으로 내려가 그들도 똑같이 소통의 채널을 넓혀주길 원하고 있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사람 간의 대화는 점점 트위터와 블로그, 메일 등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이동하고 있다. 또 스마트워크라는 개념이 확산 되면서 별도의 근무 공간도 필요 없이 인터넷이 연결되는 어느 장소나 사무실이 되고 있으며 재택근무도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직접 얼굴을 보지 않고도 전자문서나 전화 또는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회의를 진행하고 결론을 도출하는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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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그 누구도 시대의 흐름에 역행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우리는 시대를 앞서가는 트랜드세대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까.
다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진심과 감정이 제대로 실리지 못한 반쪽짜리 디지털 시대의 소통 방법은 얼굴을 보고 눈을 보며 대화와 마음을 나누는 아날로그적인 소통과 만나야만 온전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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