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영 코라오그룹 회장

14년만에 車 40%·오토바이 35% 점유율 쾌거
인토차이나뱅크 등 은행·물류도 '승승장구'


[아시아초대석]"중고차로 일군 라오스 1등기업..코스피 상장통해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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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상장 기념식 행사에서 눈물을 보이는 건 창피한 일이겠죠? 울컥하는 기분이 들 것 같은데, 차라리 다른 생각을 해야겠어요."

오는 23일은 오세영 코라오그룹 회장에게 특별한 날이다. 한국에서의 안정적이고 편안한 삶을 뒤로한 채 발전 가능성 하나만 보고 인도차이나반도에 첫 발을 내디딘지 딱 20년째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오 회장에게 한국증시 상장은 또다른 의미다. 지난 12일 라오스 비엔티엔 본사에서 만난 오 회장은 20년 하고도 일주일 만인 오는 30일 한국 증시, 그것도 코스피 시장에 상장해 굴지의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거라고 생각하니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꿈을 실현하려면 기업 공개를 통해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라오스에 거점을 두고 있는 한상기업이 코스피시장에 상장돼 잘 해 나가는 모습이 700만 재외동포들에게 또다른 희망이 됐으면 해요."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는 코라오홀딩스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코라오디벨로핑은 라오스 내 시장점유율이 자동차 40%, 오토바이 35% 가량이다. 설립 14년차인 코라오디벨로핑이 단기간에 라오스 자동차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뭘까.


오 회장은 성공 비결로 현지에 위치한 자동차 조립생산공장과 질 높은 애프터서비스(AS) 수준을 들었다.


"중고차의 경우 사바나켓의 조립생산공장에 완성차 형태로 들여와 모두 다시 조립합니다. 이 과정에서 엔진부터 세부 부품, 시트까지 재정비해 10년 이상은 더 탈 수 있는 차로 변신시키죠."


다른 중고차들과 비교할 수 없는 품질에 라오스 최대 규모의 AS센터가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완성차 형태로 수입함에 따라 40% 가량 디스카운트 된 수입관세혜택도 받을 수 있다.


라오스는 최근 5년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평균 7.5%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8.6% 가량의 성장이 예상되며 내년께 국민소득 1000달러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 회장은 "이같은 경제 성장과 국민 소득 증가는 자동차 수요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오는 2020년께 GDP 2000달러 돌파시 현재 15만대 가량인 자동차 누적판매대수가 55만대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라오그룹은 자동차 사업 외에도 은행·물류·건설 등 다양한 분야를 공략 중이다.


코라오그룹 계열사는 코라오디벨로핑 외에도 종합금융회사 인도차이나뱅크, 양판점 형태의 전자제품 유통업체 K플라자, 바이오에너지 원재료로 쓰이는 자트로파 열매를 생산하는 코라오팜, 물류회사 글로비아, 건설사 아이테크 등이 있다.


특히 인도차이나뱅크의 경우 자동차 할부금융제도를 새로 도입해 코라오디벨로핑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30%의 선수금을 받고 최장 3년 안에 나머지 금액을 월 0.85%의 이자로 갚으면 되는 방식이다.


"인도차이나뱅크는 지난해 2월 자본금 1500만달러 규모로 시작해 현재 7600만달러로 늘었습니다. 라오스 민간은행 중 2~3위를 다투는 수준이 됐죠."


오 회장은 "필요하면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는 식이라 은행 이용률이 10%도 안되는 라오스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할부 판매제도는 은행과 자동차 사업 동반 성장의 발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사업이 커가면서 경쟁기업들의 투서에 시달려야 했다.


2000년부터 1년여 간 30여 차례 세무조사 등 각종 조사를 받은 적도 있다. 그러나 코라오그룹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명경영을 사업의 근간으로 삼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 없이 마무리됐다고. 이 일은 오히려 코라오가 정부와 사회에서 '모범적인 외국인 투자 기업'으로 더욱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 해외투자 유치를 위한 모델로 코라오의 성장을 지원하자는 분위기까지 만들어졌다. 그 후 지금까지 매년 정부로부터 우수기업 표창과 훈장을 받고 있다.


오 회장의 성공이 알려지면서 한국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장 등 한 달에 3~4명은 그를 찾아와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질문의 요지는 보통 '어떤 사업을 펼치면 돈을 벌 수 있을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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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 때마다 1년 동안 매일 아침에는 이 나라 신문을 꼼꼼히 살펴 읽고 오후에는 현지 언어를 배우고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며 저녁에는 현지 사람들과 꾸준히 어울려 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솔깃하는 사업 아이템을 기대했던 사람들은 실망했을 수 있지겠만 그는 이것이 해외 진출의 성공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오 회장은 "기반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신흥국일수록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그 나라의 성장과 함께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사업에 접근해야 한다"며 "몇몇 사람들의 말만 듣고 사업을 섣불리 시작했다가 1년 정도 지나 현지 상황을 체득했을 때는 사업을 다시 일으키기에 이미 늦은 경우를 종종 봤다"고 설명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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