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내비게이션 맵 업데이트 중지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소비자 집단과 아이스테이션의 분쟁이 일단락됐다. 아이스테이션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손해배상 권고를 받아들인 것. 그러나 권고안에 반발하는 소비자들이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아이스테이션은 27일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내비게이션 맵 업데이트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요구’조정결정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이스테이션은 이번 결정에 따라 25일부터 11월 5일까지 집단분쟁조정 결정을 수락한 소비자 1844명에게 8천 3000여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한다.


이번 사태는 디지털큐브에 전자지도 '꾸로맵'을 납품하던 픽처맵인터내셔널(PMI)이 나브텍에 인수된 후, 디지털큐브가 나브텍과 계약 관계를 종료하고 엠엔소프트와 계약을 맺으면서 비롯됐다.


디지털큐브가 맵 데이터 제공업체를 변경하면서 기존 꾸로맵을 사용하던 소비자들은 더이상 업데이트를 할 수 없게 된 것.

이번 분쟁조정위원회의 손해배상 권고를 이끌어낸 소비자 집단인 '꾸로맵 사용자들의 보상 대책 모임' 운영자인 김영환씨는 "지난해 4월부터 소비자 모임 운영진을 꾸려 아이스테이션과 대책 논의에 들어갔다"며 "맵을 업데이트하겠다고 약속해놓고 계속 미루다 지난해 9월 업데이트가 이뤄졌는데 오류가 너무 많아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업데이트된 맵은 아이스테이션이 소비자 항의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개발, 제공한 '나비드맵'으로 이후 사실상 폐기됐다.


2년 가까이 끌어온 분쟁에 대해 아이스테이션은 '우리도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아이스테이션 관계자는 "나브텍에서 맵을 제공하지 않겠다는데 우리 쪽도 어쩔 수 없지 않았느냐"며 "맵 업데이트는 맵을 개발하는 회사에서 제공하게 돼 있는데 단말기 회사에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소비자 보상 문제와 관련해서 이후 2차례 보상판매를 진행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며 "이번 분쟁위원회의 결정 역시 권고안으로 거부할 수도 있는 것이나 고객만족 차원에서 수용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영환 운영자는 "아이스테이션 홈페이지에도 무상으로 평생 업데이트가 가능하다고 광고하고서 이제 와 맵 개발 업체에 책임이 있다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보상판매에 대해서도 "당시 아이스테이션이 보상판매 대상으로 제시한 제품은 이미 나온지 오래 돼 가격이 많이 떨어졌던 제품"이라며 "35%를 할인한 가격에 보상판매를 해 주겠다고 했지만 인터넷 최저가격과 비교하면 10%도 안 되는 할인율이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도 분쟁의 가능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번 배상을 통해 기기 사용 연한에 따라 1만원에서 8만 5000원 가량의 보상금이 주어지게 되는데, 이에 반발하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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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로맵 사용자들의 보상 대책 모임'에서는 이번 권고안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의 회원들을 위해 민사 소송 가능성을 물색중이다. 김영환 운영자는 "집단분쟁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이나 이번 권고안을 거부하는 사람들 중 민사 소송 진행을 원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변호사에게 상담한 결과 민사 소송이 성립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아이스테이션과 소비자 단체 사이에 벌어진 갈등은 향후 업계에 '선례'를 남겨 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엠앤소프트나 아이나비처럼 직접 맵을 제작하는 회사를 제외하면 맵 업데이트가 중단되는 상황이 또 벌어질 수 있지 않겠느냐"며 "이번 분쟁의 결과가 향후 똑같은 사태에 어떻게 대처할지 결정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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