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미국의 높은 세율 때문에 해외에서 쌓은 현금자산을 본국으로 송금하려 하는 다국적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JP모건은 비금융업계 S&P500 기업들이 쌓아둔 1조달러의 현금 가운데 30~40% 가량이 본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해외시장에 방치돼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시스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오라클 등 해외 매출 비중이 큰 정보기술(IT) 기업 다수도 해외에 자금이 묶인 기업 순위 상위에 랭크돼 있다. JP모건은 또 전체 현금잔고의 약 70%가 해외에 묶여 있는 대기업들도 다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스코의 경우 400억달러의 현금잔고 가운데 80% 가량이 해외에 있다.


기업들이 해외에서 쌓아둔 현금을 미국으로 송금하면 통상적으로 25~35%의 세금이 매겨진다. 이에따라 시스코 등 다국적 기업들은 미 정부에 현금자산을 가져올 수 있게끔 일정 기간의 면세 혜택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

케이트 셰린 제너럴일렉트릭(GE)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도 해외에 현금이 있고, 본국으로 가져오기 위해 감세 기간이 있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며 "좀 더 낮은 세율로 기업들이 자금을 미국으로 가져올 수 있다면 이는 미국 경제 전반에도 유익한 일"이라고 말했다.


마크 제너 JP모건 기업금융자문 담당자는 "일부 고객사들은 해외 자금 송금에 따른 세금 부과 문제가 자금과 관련한 결정을 내리는데 방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불평한다"며 "자금의 분배 뿐 아니라 현금의 전략적 활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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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기업들의 이러한 요구에 꿈쩍 하지 않고 있다. 미 정부를 비롯해 감세기간 도입에 회의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일각에서는 제도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미국으로 들어온 자금이 기업의 투자로 이어져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쓰이는 것이 아니라 주주들의 배를 불리는데만 사용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편 지난 2004년과 2005년 미국 정부는 해외에서 벌어들인 기업 수익을 국내로 들여오는 대신 5.25%의 세금만 내도록 하는 일시적 감세기간을 도입한 바 있다. 당시 미국으로 송금된 돈은 4000억달러에 달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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