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정위기 부를 4가지 위험요소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미국의 올 회계연도 재정적자 규모가 지난해에 이어 1조달러를 웃돌면서 디폴트에 대한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 미국 재무부는 9월30일로 종료된 2010회계연도 재정적자 규모가 1조294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예상치 1조4700억달러, 지난해 회계연도 1조4160억달러에 비해서는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은 분명하다. 뱅크 오브 도쿄-미쓰비시 UFJ의 크리스 럽키 수석 금융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몇 년간 재정지출을 크게 줄일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CNN머니는 18일 미국의 재정위기를 촉발할 수 있는 변수 4가지를 꼽았다. 그 중 첫 번째로는 ‘소버린 리스크’가 꼽혔다.
CNN머니는 “(유럽 재정위기를 통해) 시장이 얼마나 빨리 재정이 부실한 나라에 등을 돌리는지 알고 있다”면서 “미국이 가까운 미래에 그리스와 같은 처지에 놓일 것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두 나라는 유사한 점이 매우 많다”고 지적했다. 재정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나라에 대해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투자자들이 결국 미국 시장을 떠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CNN머니는 “만약 이와 같은 일이 일단 벌어진다면 상황은 급속도로 악화될 것”이라면서 “어떤 투자자도 가장 나중에 발을 빼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시한폭탄’과 같은 기구들도 큰 골칫거리다. 연금지급보증공사(PBGC), 패니메이·프레디맥,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수조달러의 채무를 보유하고 있지만 정확한 규모에 대해서는 누구도 알지 못하는 실정.
이 기구들 중 어느 한 곳의 재정 상태가 급속히 악화된다면 ‘도미노 붕괴’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의회의 무능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미국은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초당파적 위원회인 ‘국가재정·책임개혁위원회(NCFRR)’를 신설했다. CNN머니는 NCFRR이 구성됐다고 할지라도 의회가 위원회의 말을 귀담아 듣는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미국이 최상위 신용등급인 ‘AAA’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NCFRR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의회는 NCFRR의 제안 사항을 유심히 검토·실행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방정부의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재정적자 역시 큰 위험요소다. CNN머니는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심각하다면 지방정부는 이보다 더 할 것”이라면서 “지방정부가 디폴트를 선언할 경우 미국의 신용시장은 큰 혼란을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미주의회의원연맹(NCSL)에 따르면 지방정부의 2011년 회계연도(2010년7월~2011년6월) 재정적자는 890억달러인 것으로 추정됐다. 지방정부는 이미 지난 2008~2010년 동안 3000억달러 이상의 재정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CNN머니는 몇 해 전만 해도 미국 재정위기를 말하는 사람은 '불안감 조성자(fear mongering)'뿐이었으나 현재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걱정할 만한 충분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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