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빵.한탕주의 유혹버려야..자신만의 투자 철학은 필수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외환위기의 여파가 극심했던 1998년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K씨. 코스피지수가 277까지 곤두박질치고 원화가치가 떨어지는 난리통 속에 다행히 여유 자금이 있던 그는 삼성전자의 주식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98년 초반 삼성전자의 주가는 4만원에서 5만원대에 머물렀다. 이 후 주식 사고 팔고를 반복하던 K씨는 급전이 필요했던 2003년도 중순 삼성전자의 주식을 모두 정리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35만원까지 오른 상태였다.


꽤 쏠쏠한 재미를 보았지만 30세를 훌쩍 넘긴 현 시점에 이르러 K씨는 가끔씩 생각해 보곤 한다. '만약 내가 지금까지 주식을 갖고 있었더라면... 지금 사귀고 있는 여자 친구와의 결혼준비가 좀 더 쉬웠을까? 소형 아파트 하나 장만하는 것이 지금보다는 더 수월 했겠지?' 2010년 10월 초 현재 삼성전자는 78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사회초년병, 이제는 재테크 '실전'이다!= 20,30대의 재테크가 평생 삶의 질을 좌우한다는 격언은 더 이상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이제는 10대는 물론 초등학생들까지 펀드에 가입하고 재테크에 대해 공부하는 시대다. 나이 들어가면서 점점 돈 쓸 일은 잦아지고, 또 지금 당장 안락한 삶을 산다 하더라도 노후가 보장되지 않으니 한 살이라도 어릴 때부터 돈 굴리는 법을 익혀야 한다는 인식이 보편적으로 퍼진 것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재테크는 고정적인 수입이 생기기 시작하는 시점, 흔히들 '사회초년병'이라 부르는 시점부터 가능해 진다. 그 전까지는 용돈이나 아르바이트를 통해 저축하는 자세와 투자의 기본기 등을 배운다면 이때부터는 본격적인 실전 투자가 가능해진다. 아직 젊은 만큼 리스크가 큰 투자를 시도해 볼 수 있고, 또 투자 실패로 손해를 본다 하더라도 다시 시작하는 것이 가능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런 사회초년생이 가장 관심을 가지게 되는 재테크 수단은 바로 주식이다. 부동산 투자만큼 거액이 필요하지도 않고, 펀드처럼 남의 손을 빌려 하는 것도 아니니 '스스로 주체가 돼 투자를 해 보고 싶다'는 젊은 패기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패기만으로 성공할 수 없는 것이 또 주식투자이다. 언론에는 성공한 젊은 주식부자들의 사례가 자주 소개되지만, 아무도 그 이후 이들의 손해득실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 모르긴 해도 그 부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불려나간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라는 말도 있다.



◆스스로를 통제해야..초보에겐 장기투자=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20,30대의 투자에도 '원칙'이 있다고 설명한다. 우선 월급을 받는데로 무턱대고 주식에 '몰빵'할 것이 아니라, 적절하게 분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꼭 필요한 지출을 제외한, 예컨대 월급의 50% 이상을 저축 및 재테크에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이 가운데에서도 주식투자와 주택청약저축, 보장성 보험 등에 적절히 분산투자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주식투자를 통해 생겨난 수익 역시 일정부분 따로 떼 내 관리할 필요가 있다. 한 개인투자자는 "주식을 통해 특정 기간 동안 벌게 된 수익의 30%를 떼어서 저축하고 남은 나머지로 다른 투자를 하고, 또 수익의 30%는 떼고 하는 식으로 원칙을 정해 투자를 이어간다"며 "이렇게 원칙을 정해 스스로를 통제하지 않으면 특정 종목에 몰아서 투자하고, 결국 폭락으로 빈털터리가 되는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종목을 고를 때 지나치게 단기간 내 고수익을 추구하는 테마위주 투자법은 10년, 20년을 대비하는 투자방법으로 적절치 않다. 테마주에 투자한다 하더라도 기업 내용과 재무상황, 증권가 평가 등을 꼼꼼히 살펴 다른 가치주 투자와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투자를 하면서 국내외 경제 상황과 정책의 방향을 꼼꼼히 살피는 정도의 노력은 기본이다. 신문의 재테크 기사에 관심을 가지고, 재테크 관련 동호회에 가입해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식 입문 초보라면 각 증권사에서 운영하는 교육 기회와 무료 동영상을 이용해 보는 것도 권할만 하다.


이승조 새빛인베스트먼트 리서치센터장은 "주식 투자가 서투른 사람이라면 단기매매보다는 장기매매가 좋다"고 말했다. 좋은 종목을 선택해 3년 이상 보유한다면 손해를 볼 일이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스스로의 투자 철학ㆍ방식 세워야= 기본기를 익혔다면 테마 위주의 시황을 무조건 따르기 보다 자신만의 투자 철학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지어 시황을 무시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철저한 기업분석을 통한 성장주 발굴을 기본으로 하되 종목 선정에 있어 시황이나 테마를 무조건 따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0년 초반 코스피지수가 500에서 현재 1900까지 올랐지만 모든 종목이 비슷한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아니다. 가령 KT의 주가에는 변화가 거의 없는 반면 같은 기간 현대차는 큰 폭의 수익률을 냈다. 시황과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종목 사이의 등락이 반드시 동일한 것은 아니라는 뜻.


남상용 아시아경제지식센터 원장은 연구를 통해 성장주를 발굴하는 방식 하나를 생각해 내면 이를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 원장은 "예컨데 투자자들은 현대차와 기아차 가운데 어떤 주식을 살지 고민했지만, 이 때 양쪽 회사에 부품을 모두 공급하는 현대모비스에 투자를 했다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같은 원칙을 다른 곳에도 적용, 양쪽에서 동시에 수혜를 받는 부품주를 찾아볼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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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탕' 노리면 백전백패= 주식투자에서 사회초년생들이 가장 빠지기 쉬운 함정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한탕주의의 유혹'이다. 하지만 이미 급등해 고점에 다다른 소형 테마주를 사면 백전백패한다는 것이 주식시장의 정론이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누구나 다 아는 대형주로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며 "단기적 관점에서 종목을 평가하기 보다는 '역사적 가격'을 보라"고 조언했다. 대형주가 급락하는 시기를 포착하라는 지적인데 그는 "같은 종목군에서 시장이 정리되면 상위 1, 2위 기업만 살아남는다"며 개별 종목에 집중하는 투자비법을 소개했다.


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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