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이지은 기자]자금시장에 이상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중장기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연중 최고치를 넘어선 주가 강세와 맞물려 차익매물이 안전자산인 예금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원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주식ㆍ채권 매수의 영향으로 시중 유동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주가강세에도 증시자금 이탈=주가 강세와 예금 금리 인하에 펀드에서의 자금 이탈은 역대 최고 수 준이다.

5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국 내 주식형펀드(ETF제외)에서 1950억원이 순유출됐다 . 19거래일 연속순유출로 이 기간에만 3조3000억원 의 자금이 나갔고 본격화된 작년 4월 이후 지난달 말까지 국내주식형펀드에서 빠져나간 금액만 20조원 9813억원에 달한다.


이탈 자금은 경기회복에 대한 믿음이 없어 안전자산인 예금으로 자금이 몰리거나 랩어카운트 같은 수익증권 대체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랩어카운트의 경우 1인당 랩 계약잔고는 작 년 1월 2800만원 수준에서 올해 1월 4100만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 7월말 현재 5400만원까지 급증 했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위기로 인한 손실 경험과 3년 안팎의 펀드 만기 도래 영향 등이 자금 이동의 원인"이라며 "주가가 오를 때마다 펀드에서 이탈해 예금으로 복귀하거나 랩상품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도 지난 해 4월 10 조원을 상회했으나 올해는 6조~7조원대에 머물면서 개인들의 직접투자 역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너스 금리에도 시중은행으로 자금 봇물=시중은행의 예금인하로 실질금리가 물가수준을 따라가 지 못하는 '실질금리 마이너스' 상태에 도달한 가운 데,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추가적으로 끌어내렸다. 하지만 시중은행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은 더욱 강화 되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의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은행권 예금잔 액은 지난 6월 271조6000억원에서 7월 284조원으로, 8월 291조3000억원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지난 4일 하나은행은 1년만기 정기예금인 '369예금' 의 금리를 기존 3.6%에서 3.5%로 0.1%포인트 내렸다 . 산업은행도 지난 30일 1년만기 프리미어정기예금 금리를 3.6%에서 3.25%로 0.35%포인트나 내렸다.


기업은행도 지난 달 20일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3.7%에서 3.59%로 낮춘 데 이어 지난 24일 다시 3.49%로 내려 잡았다. 외환은행도 지난달 27일 1년 정기예금 금리를 3.5%에서 3.45%로 내렸다.


최근 채권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모이며 예금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및 채권들의 금리가 대폭 하락했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환율전쟁에 따라 풍부한 달러자금이 국내로 유입되면서 은행들의 자금조달이 활발해졌기 때문에 예금금리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출금리는 제자리=그러나 예금금리는 빠르게 떨어지는 데 비해 여전히 대출금리는 '찔끔' 내려가는 데 그치고 있어 은행들이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각 은행에 조사해 본 결과 거의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오른 경우까지 있었다.


양도성예금증서(CD)연동 대출은 변화가 없었다. 지난 8월 30일 CD금리가 2.63%에서 2.66%로 오른 후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 2.66%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


국민은행 CD연동 대출의 경우 4.41~5.71%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하나은행도 4.76~6.26%를 적용하고 있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9월 중순 0.6%포인트나 상승했다. 은행연합회는 '은행채 금리 상승' 을 이유로 들었다. 예금금리를 내릴 때 '은행채 금 리 하락'이라는 이유를 댄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를 3.91~5.31%로 올려 잡았고, 우리은행이 금리를 3.86~5.08%로, 하나은행이 4.17~5.17%로, 신한은행도 4.16~5.16%로 0.6%포인트씩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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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만이 유일하게 0.1%포인트 하락했지만, 대출자들로서는 하락 효과를 크게 실감할 수 없는 소폭에 불과하다.


예금생활자들은 채권금리 하락으로 인한 예금금리 하락 때문에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자산은 줄어들고, 동시에 높아진 대출금리에 이자부담이 느는 '이중고'를 겪게 됐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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