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는 북한의 수해지원과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둘러싼 공방이 벌어졌다. 여야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대북 쌀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여당 일각에서는 대북지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했다. 윤상현 한나라당 의원은 "북한에서 쌀은 전략물자이자 군수물자"라면서 "쌀이 북한으로 가면 군량미로 전용되는지 확인할 수 없다. 시멘트와 중장비는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용인 '평양 10만 세대 주택건설'에 이용될 것"이라고 반대했다. 같은당 유기준 의원 역시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쌀이 간다면 의문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신중론을 폈다. 앞서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지난 1일 "지금 한국 사회에 기초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이 250만명이 있다"며 대북 지원에 앞서 국내 극빈층을 먼저 돌봐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현인택 통일부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쌀은 한도 내에서 전향적으로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이 역제안한 시멘트와 중장비 지원 여부와 관련, "시멘트는 조금 생각하고 있지만 다른 것은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시멘트의 경우 수해복구 차원의 지원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고 중장비는 군사적 전용 우려 탓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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