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팔려고 내놓아도 팔리지 않는 탓에 사둔 새 집에는 들어가지도 못 한 채 은행 이자를 꼬박꼬박 물고 있는 사람이 많이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그 부장의 이야기는 설득력이 있다. 그래서인지 '하우스 푸어'라는 외국어는 한국 사회에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 같다.
문제는 강북이나 수도권, 지방에서 발생하고 있는 하우스 푸어다. 새 집을 장만하기 위해 살던 집을 내놓고, 은행 대출을 받았는데 집은 팔리지 않고 은행 이자가 뛰는 상황에 빠진 사람들이다. 이자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데 집을 보겠다고 오는 사람이 없으니 피가 마르는 심정이다. 수도권 외곽과 서울 둘러싼 신도시에는 수많은 아파트가 공급되고 있다. 미분양이 날 수밖에 없고, 집값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데 집값이 올라 차익을 남기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 중의 무리다.
어떻게 이런 난국을 극복할 수 있을까? 우선 집 가진 사람들이 생각을 바꾸는 일이 필요하다. 싸게 내놓는 게 상책이다. 시장이 수긍할 정도로 충분히 싸게 내놓아 보라. 실수요자들이 망설이는 이유는 아직도 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 심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차익을 남기겠다는 생각은 좀 접어두라. 지금 손실을 감수하는 게 뒷날 더 큰 손실을 막는 지름길 아닐까. 더 깊은 수렁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뼈아픈 일이지만 할 수 없는 일이다.
물론 부동산 투자든 주식투자든 개인이 책임지고 하는 만큼 결과도 개인 몫임에는 틀림없다. 결과가 좋으면 자기 덕분이요, 나쁘면 부동산 시장, 정부 책임이라고만 떠들어서는 곤란하다는 점도 분명하다. 그리고 많은 하우스 푸어들은 투자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과연 작금의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아닐 것이다.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도 문제지만 방관하는 것은 더더욱 문제다. 모두가 아우성 치는데 DTI 규제만 붙들고 앉아서는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 어렵다. 선별해서 족집게로 찍어 처방하는 정책의 융통성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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