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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디지털교과서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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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디지털 교과서 개발사업 둘러싼 입찰 두 차례나 유찰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2013년 보급 예정이던 디지털 교과서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정부는 2013년 디지털 교과서를 보급한다는 목표 아래 그간 시범학교 운영, 관련 기술 개발 등을 진행해왔으나 올해들어 개발 사업이 발주되지 않는 등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디지털교과서는 태블릿 등의 플랫폼을 활용해 기존 교과서는 물론이고 학습에 참고할 수 있는 동영상, 음성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았다. 따라서 학습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낳았다. 이에 정부는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디지털교과서 개발 사업에 돌입했다.
지식경제부와 교육과학부는 지난해부터 공개 소프트웨어(SW)기반의 디지털교과서 표준 플랫폼과 운영체제, 학습관리시스템 기능 보강에 나섰으며 전국적으로 132개의 디지털 교과서 시범학교를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사업 초기 당시 교과부는 2013년 디지털교과서가 보급되면 전국적으로 400만대 이상의 디지털 교과서 수요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태블릿 PC업체나 전자책 업계 등이 디지털 교과서 시장을 주목하며 플랫폼 채택에 큰 기대를 갖고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직도 디지털 교과서 플랫폼은 물론 구체적인 로드맵 조차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핵심 문제는 가격 경쟁력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금까지 디지털 교과서 시범사업은 150만원 상당의 HP, 후지쯔 태블릿 PC에 개발중인 교과서 콘텐츠를 담아 보급하는 형태로 추진돼왔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기기 가격이 보급의 걸림돌로 지적돼왔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디지털 교과서 개발사업을 둘러싼 입찰이 두 차례나 유찰됐다. 업체들이 교과부가 책정한 예산에 비해 기기 단가가 지나치게 높아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입찰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교과부는 사업 초기 태블릿 PC를 고수하던 입장에서 슬쩍 물러나 가격 경쟁력을 지닌 다른 기기도 허용하기로 방침을 바꾼 바 있다.

저렴한 가격의 국산 태블릿 PC가 출시되는 등 기기 환경이 변화하면서 디지털 교과서용 태블릿 PC에 교과서 콘텐츠를 담아 보급한다는 초기 계획을 수정할 수 밖에 없게 됐다는 얘기다. 특히 단말기 문제에 있어 초기와 달리 필기 입력이 되는 노트북을 비롯해 넷북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사업 방향이 대폭 수정되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디지털 교과서는 특정 단말기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단말기에서든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며 "최근에는 70만~80만원대 국산 태블릿 PC도 출시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역시 보급하기에는 높은 가격대여서 종합적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디지털교과서 단말기로 삼성에서 출시 예정인 갤럭시탭이나 애플의 아이패드가 채택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지만 교과부측은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올해는 디지털교과서 사업이 아예 발주되지 않았으며 예산도 전혀 배정받지 못해 사업 자체가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한 상황이다. 지난해 4700여대 규모의 디지털교과서 사업을 수주했던 KT측은 "올해 교과부에서 디지털교과서 사업을 미루겠다고 밝히는 바람에 향후 사업계획을 짜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언급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기기 가격 변화가 심하고 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환경이 빠르게 변해 사업 진행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가격이 저렴하게 책정된다면 태블릿 PC대신 넷북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에 시범학교가 종료돼야 디지털 교과서를 어떻게 일선 학교에 보급할지 고려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다양한 기기를 테스트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예산 확보를 위해 애쓰는 중"이라며 "현재 디지털교과서 사업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털어놨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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