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불법계좌 100여개 정밀추적.. 불법자금 숨통 조인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미국 정부가 북한과 관련된 불법계좌로 의심되는 은행계좌 200여개 이상을 정밀 추적하고 있으며, 계좌의 적법성을 가려 금융거래 중단 조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23일 "미국 재무부와 정보 당국이 북한의 무기수출 대금을 예치해온 해외은행 계좌들과 불법거래와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 등을 포함해 200개 정도의 북한 계좌를 찾아냈다"면서 "이 가운데 불법혐의가 가려질 수 있는 100개 계좌에 대해서는 해당 은행에 통보해 자금 동결 조치 등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개발과 마약위조지폐 등 불법거래에 연루된 해외계좌를 끊어 금융숨통을 조이겠다는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무장관은 21일 양국장관 공동기자회견에서 "핵 확산활동을 지원하는 개인과 거래주체에 대해 금융제재를 취하고 북한 무역회사의 불법활동, 은행들의 불법금융거래 지원을 전면 차단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린턴 장관은 또 "몇 년전 우리는 BDA(방코델타아시아)사건을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다"면서 "대북제재는 북한 지도부와 자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이 조사중인 북한의 불법계좌는 중국.러시아뿐 아니라 동유럽과 아프리카 금융기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룩셈부르크.리히텐슈탕니 등에 40억달러 이상 은닉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김정일의 해외 비자금도 미국의 추적대상에 올랐을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 계좌는 러시아마피아가 북한자금에 대해 '돈세탁'을 해주는 창구로 비밀계좌로 의심받고 있다. 아프리카 계좌의 경우 북한이 아프리카에서 상아밀수와 무기판매 등으로 상당한 외화를 챙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북한은 아프리카·중남미에 공기부양정·순철정 등 소형함정과 레이더 등 공군장비를 주로 수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런 일환으로 계좌를 조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제재는 금융기관 한 곳 전체를 마비시키는 방식보다 정밀폭격방식의 금융제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소식통은 "포괄적인 금융기관을 제재할 경우 국제사회 공조를 끌어내기 힘들 것"이라며 "정밀 계좌추적을 통한 차단은 북한에 반격빌미를 제공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당국이 동해상 연합훈련과 함께 금융제재를 통해 압박을 가하는 것은 "북한이 돈줄을 죌때 가장 아파했다"는 학습효과에서 나왔다. 과거 북한에 방코델타아시아(BOA) 등 금융제재를 가해 2400만 달러 자산동결을 했을때 북한은 "피가 얼어붙는 것 같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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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중국이 대규모로 북한을 지원할 경우 미국의 금융제재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반대의 의견이 강하다. BOA제재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6년 1월 직접 중국으로 건너가 후진타오 중국국가주석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중국의 입장은 냉담했다. 이후 북한은 그해 7월 5일 대포동미사일발사, 10월 9일 1차 핵실험 등 무력시위로 전환했다.
정책기관 한 연구원은 "북한의 금융제재로 인해 고통이 예상되지만 도발행위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미연합훈련이 올해까지 예고된 상황에서는 무력도발을 감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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