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 금융기관이 선물환계약과 같이 위험도가 높은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 설명의무를 다했는지 여부는 투자자의 투자경험, 금융상품에 관한 상식수준에 따라 달리 봐야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2부(박경호 부장판사)는 조모씨 등이 "선물환계약을 맺을 때 이에 따르는 위험 및 손실에 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A은행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 등 청구 소송에서 "A은행은 조씨 등 3명에게 1억14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하는 한편 임모씨와 백모씨의 청구는 기각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선물환계약은 투자경험이 없는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고 선물환 상품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는 고객의 경우 개괄적인 설명만으로는 선물환계약의 구조나 특성,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계약을 맺을 수 있다"면서 "은행은 고객의 직업, 연령, 투자경험 유무, 선물환계약에 관한 사전지식을 갖고 있는지 여부 등을 살펴 상식이나 경험이 부족한 고객에게는 선물환계약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은행은 선물환계약 투자경험이 전혀 없는 조씨 등 3명에게 위험성을 비롯한 선물환계약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어야 함에도 개괄적인 설명만을 해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서도 "조씨 등이 거액의 환차손을 입게 된 데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비롯된 금융위기가 크게 작용한 점 등을 고려했다"는 이유로 A은행의 배상책임을 40%로 제한했다.
임씨와 백씨의 청구에 관해 재판부는 "임씨는 아들이 대리해 선물환계약을 체결했는데 아들이 명문대 교수로 금융감독위원회 한국증권학회장 등을 역임하는 등 선물환거래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이는 점, 백씨는 이전에도 다수의 선물환계약을 체결한 경험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임씨와 백씨는 선물환계약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 측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조씨 등은 2006~2007년 A은행 역외펀드에 가입하면서 직원의 권유에 따라 선물환계약을 체결했고, 2008년 초부터 환율이 상승해 손해를 입게 되자 2009년 5월 "은행이 선물환계약을 체결할 때 위험성 등에 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며 A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금 10억여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성정은 기자 jeun@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