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보컬리스트가 되려면...
[아시아경제 노영주 파워보컬사운드 대표]지난 기고에 이어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질문들을 정리해 보았는데요. 전문적인 내용부터 귀엽다고 느낄 정도로 의아한 질문들도 있지만, 보컬리스트를 꿈꾸신다면 충분히 궁금해하실 만한 질문들이라고 생각합니다.
Q1. 연습하면 음역이 높아지나요?
네, 연습하면 음역이 높아집니다. 다시 말해, 여러분이 표현하는 음역이 넓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한계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연습을 통해 음역을 낼 수 있다는 건 자신이 불가능한 음을 낸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소리를 내는 방법이 좋지 않아 자신의 음역을 전부 활용할 수 없었던 사람이 바른 연습을 통해 비로소 자신의 음역을 찾는 것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만약 연습을 통해 계속해서 음역을 높여나갈 수 있다면, 소프라노가 알토보다 연습을 많이 한 사람이라는 말도 가능하다는 건데요, 그렇지는 않잖아요?
궁극적으로 불가능한 음을 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원래 음을 찾는 것이기 때문에 연습을 통해 분명히 음역을 넓힐 수는 있습니다만, 그 한계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Q2. 노래할 때 성량이 중요한가요?
노래를 할 때 목소리가 크다고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대중가수들은 마이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무조건 성량이 클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어느 정도 성량이 있다면 강약을 조절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음악에 있어 강약은 중요한 표현수단입니다. 그런데 가장 큰소리와 가장 작은소리의 폭이 너무 좁다면, 강약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곧 감정을 표현하는데 그만큼 불리하다는 것을 의미하구요. 때문에 단순히 소리가 크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표현을 하는 데 있어 강약을 조절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너무 작은 것보다는 표현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성량은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Q3. 평소에는 괜찮은데 오디션이나 테스트를 받게 되면 목소리가 너무 심하게 떨립니다. 어떻게 해야 되나요?
누구나 테스트나 심사를 받게 되면 떨립니다. 그런데 그 떨림의 증상이 누가 봐도 심한 정도라면 먼저 이비인후과에서 체크를 받아보시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음성질환 중에는 근 긴장성 발성장애라는 질환이 있는데요. 스트레스를 받거나 심리적으로 긴장된 상태가 되면 목소리 떨림이 심해지는 경우로, 이런 경우엔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마 근육을 이완하거나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하는 약물을 주시기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러한 약물치료 외에도 발성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될 것입니다. 기능성 질환인 만큼 호흡으로 몸과 목의 긴장을 풀어주고 복식호흡만 잘 해도 상당히 완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자신이 생각하기에 목소리 떨림증이 너무 심하게 들린다면 병원에 가서 꼭 체크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Q4. 노래방에서 연습을 자주 하는데, 그래도 괜찮은가요?
노래를 아예 부르지 않는 것보다는 자주 부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다만 가능하다면, 노래방보다는 자신이 노래 부른 것을 모니터할 수 있는 곳에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노래방 마이크의 사운드에는 리버브라는 이큐가 많이 걸려 있습니다. 리버브란, 마치 동굴에서처럼 소리를 울리게 해 주는 건데요. 이것이 목소리를 훨씬 풍성하게 해주고 음정이 불안한 것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렇게 되면 박자나 음정이 약간 틀리거나 톤의 문제가 있을 경우 디테일한 문제점을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모니터 상황이 너무 좋지 않은 것이죠.
따라서 가급적이면 노래방보다는 자신의 소리를 잘 듣고 모니터하면서 연습할 수 있는 장소를 추천합니다.
Q5. 음악스타일 혹은 곡의 스타일에 따라서 발성스타일도 바꾸어야 하나요?
우선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스타일에 따라 목소리를 바꾸게 되면 자신의 개성과 스타일은 없어지게 됩니다. 어떤 노래를 부르든지 간에 자신의 목소리 혹은 자신의 스타일로 노래를 하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악기를 예로 들자면, 똑같은 곡이지만 피아노로 연주할 때와 플롯으로 연주했을 때, 바이올린으로 연주했을 때의 느낌이 각각 달라집니다. 그것이 각 악기가 존재하는 의미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가령 바이올린이 플롯을 흉내 낸다면 곤란할 것입니다. 보컬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악기인 자신의 목소리로, 나답게 연주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연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악기마다 어울리는 음악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작곡가들이 곡을 만들 때 음악의 간주 부분에 어떤 솔로악기를 사용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음악의 분위기나 스타일에 맞는 악기가 있다는 것이죠.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의 개성, 나의 목소리와 잘 어울리는 곡이 있는가 하면, 다소 어울리지 않는 곡이 있으리라 봅니다. 그래서 나만의 스타일과 개성으로 노래하는 게 중요하고, 그런 자신의 개성과 스타일에 맞는 곡을 찾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그렇게 되면 정말 멋진, 여러분만의 음악세계가 펼쳐질 것입니다.
Q6. 병원에서 성대결절이 있다고 합니다. 물을 많이 마시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고 처방해 주셨는데, 불안하고 답답합니다.
맞습니다. 성대결절은 음성을 너무 과용하거나 오용해서 생기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병리학에서는 기능성 음성질환이라고 하는데요. 경미한 성대결절의 경우엔 휴식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치유가 됩니다. 의사선생님 말씀처럼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고 말씀드리고 싶구요. 다만 성대를 잘못 사용해서 생긴 질환이니 만큼, 얼마간의 휴식 후 상태가 좋아졌다고 하더라도 다시 노래연습을 할 경우 목이 불편하거나 성대결절에 걸릴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때문에 충분한 수분섭취와 휴식 후에는 바른 발성연습을 도와줄 수 있는 선생님을 찾아 발성을 교정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7. 모창이 노래하는데 도움이 되나요?
모창을 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 낼 수 있다는 것이니 분명 좋은 감각이라고 생각합니다. 목소리를 흉내 내는 가장 큰 방법이 구강의 모양을 흉내 내려는 대상과 흡사하게 만드는 것인데요. 이렇게 구강의 모양을 흉내내려다보면 표정까지도 흡사해집니다. 그래서 모창하시는 분들의 얼굴을 보면 대상의 표정이나 얼굴의 모양을 흉내내내는 모습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의 재능이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요. 단순히 아마추어로 노래를 하는 경우라면 이러한 모창은 분명 하나의 장기가 될 수 있고, 사람들의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좋은 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수가 되려고 하시는 분들에겐 그다지 권해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가수에게는 여러 가지 중요한 요소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개성이란 것은 중요한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같은 곡을 머라이어 캐리와 알리샤 키스가 불렀을 경우 서로 다릅니다. 그만큼 두 사람은 뚜렷한 음악적 개성 및 보컬스타일이 있다는 말인데요. 그래서 머라이어 캐리가 캐롤송을 부른다고 하더라도 누가 부른 것인지 사람들이 금방 알아보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사랑받고 가수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자기만의 확실한 보컬스타일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가수가 무슨 노래를 불러도 ‘아, 누구네’라고 금방 알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자꾸 모창을 하게 되면 자기만의 스타일, 자기만의 목소리 색깔을 찾는데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모창연습을 권해드리고 싶지는 않고, 그 시간을 자신의 보컬스타일 혹은 목소리 색깔을 찾는데 투자하라고 권해드리겠습니다.
Q8.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제가 가수들을 레슨할 때도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부분인데요. 스타일은 첫 번째 발성법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두 번째는 곡의 표현법, 예를 들어 곡 전체에 바이브레이션을 사용하거나 끝음만 하거나, 밴딩을 하거나 안 하거나… 이런 식의 표현법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노래하는 사람의 감성에 따라 밝은 음악이나 슬픈 음악이 어울리는 등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네 번째로는 음악적인 성향을 들 수 있겠는데요. 좋아하는 음악의 장르도 영향을 줍니다. 다섯 번째는 자신에게 음악적 영향을 많이 준 사람, 존경하는 뮤지션이나 가수 등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스타일이 만들어지는 것인데요. 이 중에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자신만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만의 목소리라는 건, 꾸미지 않고 솔직한 자신의 목소리를 말하는 건데요. 실제로 레슨을 해보면 자기 목소리로 노래하지 못 하고 좋아하는 가수를 따라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본인이 가수가 될 거라면 이래선 곤란하겠죠?
다시 말씀드리지만, 중요한 것은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자신의 목소리를 찾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스타일이란 만들어간다기보다는 찾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방법적인 면이 궁금하실 텐데요. 자신의 목소리를 스스로 체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말할 때와 노래할 때의 목소리가 같은지, 다른지 비교해 보는 것입니다. 만약 다르다면 둘 중 하나는 가짜겠죠?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