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교건 이스트썬라이즈 대표 1년 땀 결실…중앙우체국 준공, 한국의 성실성 전파도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한국인 사업가가 인도네시아 동쪽의 소국(小國) 동티모르 역사에 의미있는 한 획을 그었다. 번지수조차 없이 살던 이곳 주민들에게 한국의 첨단 우편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대구에 본사를 둔 이스트썬라이즈의 금교건(44ㆍ사진) 대표. 그는 최근 준공식을 가진 동티모르 중앙우체국 건물을 시공한 장본인이다. 동티모르에 머물고 있는 금 대표와 전화 및 이메일을 통해 1여년간의 공사를 마친 소회를 들어봤다.

"사나나 구스마오 총리 등 동티모르 정부 관계자와 현지 언론들이 대거 참석할 만큼 관심이 대단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한국국제협력단을 통해 간략히 소개됐죠. 사업을 떠나 동티모르 정부 및 국민들이 한국인에 대해 다시 신뢰를 갖게 됐다는 점이 무엇보다 기쁩니다."


2002년 인도네시아에서 독립한 신생국가 동티모르는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국가 기반 건설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세계 각국의 시장선점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한국 회사들도 문을 두드렸지만 부실한 사업추진으로 한국에 대한 나쁜 인상만 심어준 사례가 더러 있었다.

"한국 기업에게는 입찰 기회조차 허락하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어렵게 입찰을 따냈지만 우리가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하고 망할 것이란 소문만 파다했죠."


사업을 떠나 금 대표는 우리나라 기업을 믿지 못하는 현지 분위기를 깨보고 싶었다. 공사를 약속대로 마친다는 신뢰를 심어주기 위해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쉴틈없이 공사를 강행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40도를 넘나드는 무더운 날씨와 밤마다 몰려드는 모기들로, 공사 현장 직원들의 50%가 말라리아에 걸려 일을 중단할 때도 있었다. 금 대표 역시 두 번이나 말라리아에 걸렸고 죽음의 문턱까지 경험했다. 더욱이 건물 완공을 몇 달 앞둔 상황에서 직원이 작업중 3층 높이에서 떨어져 전신 마비가 오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위기가 썰물처럼 한꺼번에 밀려왔다. 직원들은 계속된 강행군으로 갈수록 지쳐만 갔다.



금 대표와 직원들이 이같은 위기를 극복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금 대표는 "끈끈한 신뢰"라고 했다.


그는 사업초기 동티모르 인부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다름 아닌 '식(食)'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이곳 국민 대부분이 저소득층으로 당장 한끼라도 잘 먹는 일이 현실적인 문제였던 것이다. 그는 동티모르 공사현장에 우리나라의 '새참' 개념을 도입했다. 매일 직원들이 일하는 중간중간 도너츠와 라면 등 간식을 제공했다.


또 단백질 섭취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이곳 직원들을 위해 두 달에 한번씩 돼지와 소를 잡았다. 토요일에는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한 시간 줄여주면서 그들이 좋아하는 축구도 함께 했다. 그의 이러한 노력은 현지인들과의 믿음을 만들어냈다.


지난해 2월 시작된 공사는 올해 1월 말 마무리됐다. 그리고 동티모르 정부측 요구에 따라 일정을 좀 늦춰 최근 준공식을 가졌다.


"정부 관계자와 주민 등 수백명이 중앙우체국을 구경하기 위해 장사진을 이뤘어요. 아직 정식으로 업무가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동티모르에서는 보기 힘든 웅장한 외형과 인테리어, 첨단 시설 등에 모두들 신기해 했죠."


구스마오 총리가 '우수한 기술력과 성실성에 감사한다'는 마음을 전했을 때 금 대표는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무엇보다 '한국기업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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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대표는 "한국인이 가진 정(情)과 끈기, 성실성이면 그 어느 나라에서 사업을 하더라도 잘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우리 중소기업들이 한국 내에서만 제살깎이식 경쟁을 할 것이 아니라 용기를 내서 해외로 계속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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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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