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대출 못하고 다른 은행에 예금 또는 현금보유..유동성 쏠림 우려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은행들이 예금을 받아 다시 다른 은행에 예치해 놓거나 현금으로 은행에 묻어놓고 있는 자금 규모가 9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한 가장 큰 배경은 '믿고 빌려줄 대출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은행 수익성 확보는 물론이고 원활한 자금순환에 따른 경제 전반적인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과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이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다른 은행에 예치하거나 현금으로 보유한 원화 자금 총 87조6679억원으로 전년대비 17%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의 원화예치금은 49조9418억원이었고 저축은행은 8조1819억원을 차지했다.
특히 신용협동조합이 대출을 제외하고 예치금이나 유가증권 등으로 운용중인 여유자금의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신용협동조합의 여유자금은 지난 2008년 말 9조2422억원에서 지난해 말에는 15조1000억원으로 63%나 폭증했다. 전체 조달자금의 38%나 차지하는 규모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들이 현재 확정된 예대율은 물론, 글로벌 금융규제에 대비하기 위해 몸사리기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 대출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과 2월 예금은행의 총예금은 41조2797억원이나 증가했지만 총대출은 이의 11%에 불과한 4조5476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특히 여기에는 가계 예금잔액 증가분이 22조원이나 포함돼 있다. 가계가 빚을 줄이고 예금을 늘리는 디레버리징 전략 구사가 큰 몫을 한 셈이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금융기관의 총수신 역시 같은 기간 37조4845억원 급증했지만 대출은 예금의 6.7%규모인 2조5271억원 증가에 머물렀다.
연초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지난해 같은 기간동안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기관의 총예금 대비 총대출 비중이 각각 52%와 39%에 달한 점과 비교해보면 매우 저조한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이에 따라 예금은행의 총예금 대비 총대출 비율은 지난해 1월 137%에서 올 2월에는 120.9%로, 비은행예금기관은 38.5%에서 36.4%로 하락했다.
금융위기 당시 급증했던 시중은행의 무수익성자금 운용규모, 즉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자금의 규모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 2007년 전체 운용자금의 11.83%였던 무수익성자금운용규모는 2008년 14.43%로 뛰어오른 후 지난해 말에는 14.93%로 15%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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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관계자는 "물가상승률도 못 쫓아가는 저금리로 인해 시중 유동성이 돌지 않고 은행에 고이는 형국인데 이는 국가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추후 유동성의 급격한 쏠림현상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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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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