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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터치폰은 '富의 상징' 적금 부어서라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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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프리미엄 브랜드 '삼성'

# 지난 12일 이집트 카이로에 위치한 한 대형 클럽으로 사람들이 속속 모였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 앞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으로 '축구 열풍'이 한창 뜨겁게 달아오른 아프리카 대륙.

이날은 이집트와 나이지리아의 한판 승부가 있었다. 이곳에 마련된 초대형 스크린 바로 옆에는 로컬 기업과 함께 'SAMSUNG' 브랜드 광고판이 당당히 서 있다. 삼성전자는 앙골라에서 개최되는 2010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축구 대회 공식 후원사다. 이집트의 승리로 현지인들과 더 가까워진 삼성전자로서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아프리카 대륙에서 삼성의 활약상은 당초 예상보다 더 뛰어났다. 스포츠 마케팅과 현지 사회 공헌 활동을 기반으로 아프리카 시장을 공략하는 삼성.

올해는 조직 개편에서 아프리카 총괄을 신설한 데 이어 대대적인 스포츠 마케팅으로 브랜드 알리기에 사활을 걸었다.

월드컵이 열리는 남아공을 포함한 아프리카 주요 국가에서 '삼성 휴대폰'은 부의 상징이다. 특히 구매력이 부족한 흑인들에게 삼성 터치폰은 최고 인기다. 물론 치장하기 좋아하는 흑인의 독특한 소비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현지인에 따르면 남아공에 거주하는 흑인들은 삼성 터치폰을 사기 위해 매월 월급의 일부를 판매점에 맡긴다고 한다. 예를 들어 3500랜드(한화 약 50만원)짜리 휴대폰을 사려면 월 소득 1500랜드인 흑인의 경우 3~4개월 판매점에 적금(?)을 붓고 난 뒤 삼성 제품의 주인이 되는 셈이다. 흑인 사이에서 삼성 터치폰은 자존심에 가깝다.

이러한 모습은 이집트에서도 엿보였다. 남아공보다 생활수준이 뒤떨어지는 이집트에서도 삼성 로고가 박힌 LCD TV, 양문형 냉장고 등은 늘 구미가 당기는 제품이다.

카이로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까르푸매장. 개점 7주년을 기념하는 각종 프로모션이 진행 중인 이곳에서 삼성전자는 '엔트리 캡'을 선점하고 있었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잘 보이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것. 국내외 경쟁사인 소니와 LG전자를 제치고 유동 인구가 많은 자리를 점하는 것은 치열한 경쟁 중의 하나다. 구매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까르푸보다 구매력이 좋은 동네에 위치한 '엘로게일' 매장에도 사람들이 가득했다. 일렬로 전시된 LCD TV 제품 라인은 현지인을 현혹하기 안성맞춤이다.

남아공서 월급 일부 3~4개월 판매점 맡겨 구입
가전 소니 제치고 대형마트 '엔트리 캡' 선점
이집트·케냐 등 청년취업프로젝트 현지 호응



삼성전자는 아프리카 대륙 내 남아공에 총괄 본부를 두고 올 초 법인으로 전환한 모로코 법인, 알제리 튀니지 이집트 케냐 나이지리아 지점 5개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연말 지역 총괄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운영하고 기존 9개 지역 총괄 중 중아(中阿) 총괄은 아프리카와 중동을 분리해 10개로 확대 개편하면서 올해를 '아프리카 공략의 원년'으로 삼을 것을 공언했다.

아프리카 총괄을 별도로 분리한 것은 '블루오션' 아프리카 지역의 현장 밀착형 영업 역량을 강화하고 기존 주요 국가와 대도시 중심에서 주변국과 중소 도시로 영업력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 차원이다. 물론 현지에서 거는 기대도 크다.

신흥 시장 중에서도 성장률이 높은 아프리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위상을 높이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아프리카가 포함된 중동아프리카 LC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양적, 질적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는 LED TV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목표다. 시장 조사 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 3분기 중동아프리카 LC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수량 기준 35.0%, 금액 기준 38.1% 시장 점유율로 2위와의 격차를 벌리면서 독주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프리카의 지역적인 특성을 반영한 제품 출시는 현지인 마음을 움직이는데 주효했다. 케냐에서는 삼성 휴대폰의 '모바일 트래커' 기능을 이용해 강도를 잡은 사건이 있었다. 당시 강도를 당한 당사자는 삼성전자에 감사 메일을 보내 "삼성전자는 휴대폰 기술을 선도하는 마법사"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또 아프리카 국가의 심각한 사회 문제 중 하나인 실업 해소를 위해서 남아공 이집트 케냐 나이지리아 등 4개국을 대상으로 청년 취업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삼성 리얼 드림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4개 국가의 슬럼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IT나 건축 기술과 같은 취업 교육은 물론 직업 소개와 창업 지원까지 젊은이들이 슬럼가를 벗어나 당당하게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축구 대회 후원을 통한 아프리카 전역에 삼성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스포츠 마케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공식 후원 중인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스포츠 행사 네이션스컵 축구 대회는 물론 앞으로도 아프리카 대륙에서 개최할 예정인 '리비아 2011 아프리카 청소년 챔피언십' 등을 지속 후원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스포츠마케팅그룹 권계현 상무는 "이번 대회 후원을 통해 아프리카의 열광적 축구 팬들과 함께 호흡하고 나아가 아프리카에서 높은 인지도와 명성을 지닌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면서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가 집중 개최되는 2010년 스포츠마케팅의 첫 신호탄을 아프리카에서부터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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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버그(남아공)=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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