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금융버블 재연 우려..더블딥 현상 나타날수도
출구전략 시기 딜레마..상반기 시행은 곤란하다
<특별대담=아시아경제신문 강현직 논설실장>
$pos="C";$title="";$txt="";$size="470,317,0";$no="2010010512213305203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아시아경제 이승국 기자] 백수의 제왕, 포효하는 호랑이 해가 밝았다.
일격필살의 호랑이가 사냥감을 향해 도약하듯 올해는 대한민국에는 국운 상승의 해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터널을 이제 막 벗어나 위태위태한 듯한 경제, G20 정상회의, 세종시와 4대강사업 등 논란과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는 굵직굵직한 현안들이 새해 벽두부터 우리 앞에 다가왔지만 대한민국이 호랑이 등에 탈 것이라는 기대와 낙관적인 전망이 온 국민의 가슴속에서 용솟음 치고 있다.
한국 경제의 큰 틀을 짰고 한국 경제의 도약 발판을 마련한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바람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김 전 수석은 아시아경제신문 권대우 회장과 신년맞이 특별대담에서 희망찬 미래를 열기 위한 해법을 쏟아냈다.
일흔을 넘긴 나이지만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경제해법은 싱싱한 두뇌를 가진 청년의 그것과 크게 틀리지 않았다.
김 전 수석은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산업에 대한 고정관념부터 깨뜨려야 한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
그는 "단기적으로 해결될 수 없는 '기계ㆍ자동차ㆍ반도체 등의 분야를 연구개발하는 것이 산업'이라는 기존 개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국내 산업 혹은 기업은 해당 국가가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 사회경제 상황인가를 정확하게 진단해 시장에 맞는 '상품'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수석은 세종시 보완책과 관련해서는 정부에 결단을 촉구했지만, 4대강 사업은 추진하되 현 정부 임기 내에 마칠 생각은 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언을 내놨다. 그는 특히 양극화와 저출산 문제를 우리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김 전 수석과의 인터뷰는 서울 종로구 세검정동의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10여평 규모의 사무실은 국가적 '숙제'들에 대한 해답을 발견하거나, 적어도 균형을 잡는 방법은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사무실 벽면을 대신하고 있는 책장은 물론, 책상 위 그리고 손님들을 맞기 위한 소파 테이블 위에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원서와 국내 서적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선 자리나 앉은 곳 외의 공간은 대부분 책이었다.
김 전 수석은 엷게 웃음지으며 반겼지만, 인터뷰가 시작되자 일흔 살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의 또렷한 발음과 큰 목소리로, 쾌도난마식의 해법을 쏟아내는 열정을 과시했다.
-강현직=지난해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경제가 상당히 어려웠다. 올해 한국과 세계경제는 어떨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김종인=금융혼란이 비교적 빠른 기간 안에 수습돼 세계경제는 안정되고 있다.
실물경제의 급격한 추락도 지난해 상반기 멈추면서 다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올해 세계경제는 지난해보다는 조금 나아질 것이다.
한국경제도 세계 경제와 밀접하게 관련 돼 있어 수출의 숨통이 조금 트이면서 정부의 예상대로 올해 4% 이상 5% 이내의 경제성장은 가능할 것 같다.
그러나 미국ㆍ영국 등의 금융분야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완전히 해소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금융시장 버블이 시작되지 않나하는 걱정도 든다.
한번 금융시장에 이상이 발생하면 실물경제에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어 더블 딥(이중침체)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강현직=출구전략 시행 시기를 놓고 의견이 많았고 지금 또한 그렇습니다. 출구전략을 사용할 가장 적절한 시기는 언제라고 보시나요.
▲김종인=우리나라도 부동산ㆍ금융시장의 버블 발생 요인을 잘 점검해 가면서 출구전략을 진지하게 논의할 단계는 된 것 같다.
무엇보다 출구전략은 철저하게 준비해 놓고 있어야 한다. 실행 시기는 경제상황의 진척 정도를 보면서 결정해야 하지만 상반기 중에는 쓰기 어려울 것 같다고 본다.
정부가 오는 11월 G20 정상회의 개최국으로서 비교적 경제상황이 좋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거지시표에 많은 관심을 쏟을 것이기 때문이다. 혹시 그런 과정에서 출구전략이 너무 늦게 실시돼 향후 경제운용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강현직=비슷한 걱정도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가 세계 6위인데도 일각에서는 올해 제2의 외환위기가 올 것이라는 걱정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종인=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가 2700억달러를 넘었다는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 정권 이후 최고치에 도달한 것이다.
이 정도 규모의 외환보유고를 보유한 나라가 제2의 외환위기를 맞는다는 것은 지나친 걱정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내수가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는 것은 문제다.
국내 소비수요가 늘어나기 위해서는 소비계층이 많이 늘어나야 하는데 최근 소득증가율 등을 보면 소비수요 증대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강현직=세계 경제전문가들이 조심스럽긴 하지만 앞으로 '동북아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동북아에서 한국경제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김종인=기계ㆍ자동차ㆍ반도체 등의 생산이 산업이라는 '산업 개념'에 대한 사고방식부터 바꿔야 한다. 이제는 세계시장에서 우리 상품의 진출 가능성이 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ㆍ인도 시장이 미국ㆍ유럽보다 더 커지고 있다. 이 시장이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 사회경제 상황인가를 잘 탐구해 성공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놔야 한다.
인구가 13억명인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중국은 오염ㆍ공해 문제에 상당히 관심이 많다. 자연스럽게 건강과 식품에 대해서 관심 가질 수밖에 없는 시기다.
따라서 중국 식품시장 진출 등 틈새 시장 진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pos="L";$title="";$txt="";$size="250,358,0";$no="2010010512213305203_2.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강현직=그렇다면 30년 만에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된 중국의 성장은 언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김종인=중국은 최소한 2030년까지는 지금과 같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다. 1970년대 후반 중국의 개혁ㆍ개방 당시 우리나라와의 기술 격차가 15년이라고들 했는데 지금은 중국이 앞 선 부분이 훨씬 많다.
특히 태양광은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 이제는 기술이전 속도가 너무 빨라 첨단 기술 아니면 누구나 공유하는 시대가 됐다.
무엇보다 인구가 경제의 가장 큰 잠재력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중국ㆍ일본 사이에서 주권을 지키며 인정받는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정치ㆍ경제ㆍ외교적인 측면에서 함께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나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일부 기업은 돈을 벌 수 있겠지만 국가 전체로 보면 경제가 중국에 예속될 가능성이 크다.
-강현직=국내 기업들이 어려운 경제위기 상황에서 선전했다. 세계시장에서 기업들의 위상을 지금보다 높이기 위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김종인=해외 거주자가 600만명에 이르는 등 한국도 세계적으로 활동무대가 넓어졌다. 삼성전자ㆍLG전자ㆍ현대차 등의 기업들은 국제적으로 브랜드를 정착시켰다.
이렇듯 국내 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에서 앞서가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이제는 경제문제 관련해서는 기업을 그냥 놔둬야 한다.
기업은 자기 돈벌이를 위해 일한다. 그들이 돈벌이 할 수 있게 하려면 그대로 놔둬야 한다.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얘기다.
일부에서 말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자본주의 정신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돈을 많이 벌어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이 결과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때문에 기업가 정신 역시 이윤추구를 위해 역동적으로 활동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단, 정부는 기업들이 규칙을 명확하게 지키면서 돈을 벌도록 해야 한다. 국내법ㆍ국제법, 국내ㆍ국제 관행을 지켜가면서 돈을 가장 많이 버는 기업이 제일 훌륭한 기업이다.
-강현직=최근 한국 정부가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던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가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를 다시 선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김종인=우리가 국제적으로 기후협약을 선도하기는 어렵다. 사실 이번 유엔기후협약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 두 명이었다.
탄소배출이 가장 많은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가 탄소배출을 줄이는 등 해결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아무리 우리나라가 노력을 해도 성사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가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현명하게 구분해서 추진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강현직=대통령의 사과에도 세종시를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가장 현명하다고 보시나요.
▲김종인=무리하게 정책과 사업을 추진한 정권은 성공하지 못했음을 우리는 과거 정권에서 배울 수 있다. 국민의 대다수 의견에 반하는 것은 안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국민을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 뭐든지 무리하게, 억지로 하려고 하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세종시 문제의 경우 현재로서는 보완대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보완책을 만들다가 문제가 발생했다. 행정부처가 세종시에 이전하지 않으면 처음부터 세종시를 만들 필요가 없었다.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과감한 판단이 필요하다. '세종시 보완을 철회하면 남은 임기를 편안하게 보낼 수 있다'는 내용의 신문 칼럼을 봤는데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강현직=정부의 4대강사업 역시 여야는 물론 국민들간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데.
▲김종인=4대강 사업은 대통령이 자긍심을 걸고 하는 사업이므로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사업을 굳이 임기 내에 끝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4대강 사업을 국가의 계속 사업으로 확정한 후 다음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10년에 걸쳐 건설한 인천공항을 3~4년 만에 조성했다면 공항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에 공사를 시작해 정권이 바뀐 후 인천공항이 완성됐지만 국민들은 노 전 대통령 정권의 업적으로 기억한다.
-강현직=우리나라 사회분야에서 꼭 풀어야 할 과제이자 가장 심각한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김종인=양극화 문제와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다. 정부가 정책이나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저출산의 심각성은 인정하면서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보건복지부의 힘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경제를 총괄하는 부처가 저출산 문제를 맡아도 해결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특히 양극화 문제가 먼저 해소되지 않으면 저출산 문제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가 없다. 소득이 없고, 교육비가 너무 비싸기 때문에 출산을 하지 않는 것이다.
-강현직= 새해 정부와 국민이 화합하고 소통하기 위한 조언을 해주시죠.
▲김종인=현재로서는 장밋빛 희망을 내놓기 어렵다. 앞으로 경제 상황이 금방 해소될 것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들이 각자 자기의 삶을 이끌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올 한해도 거뜬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또 아무리 국회가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도 국회가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치인들은 항상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음을 기억하고 행동해야 한다.
아울러 정치 지도자의 리더십은 문제를 인식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 관철하는 능력을 보여줄 때 나타난다. 국민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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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사진=이재문 기자 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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