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파워학맥 <3> 하버드대
삼성전자 이재용 전무 필두 전기·전자분야 진두지휘
남영우 LG전자 사장·김상헌 NHN대표 등도 두각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1636년에 설립돼 미국 대학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하버드대는 경영(Business School)면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는 대학이다. 하버드는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발표한 '전공별 미 대학원 순위'에서 MBA분야 1위를 차지했을 뿐더러 영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선정한 '전세계 MBA순위'에서도 와튼스쿨과 런던비즈니스스쿨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이런 면에서 하버드는 한국 재벌 2, 3, 4세들을 포함해 최고경영자들이 한번은 꼭 거쳐야 할 필수코스로 인식된다. 하지만 재벌가 자제들과 최고경영진들이 하버드에 진학하는 경로는 사뭇 다르다. 대기업의 후계자들은 대부분 일선에 뛰어들기 전에 경영수업 차원에서 하버드 유학길에 오르지만 전문경영인들은 실전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한단계 경영능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뒤늦게 하버드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


MBA를 포함해 하버드에 입학하기 위해서 입학 희망자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의 답을 포함한 에세이를 제출해야 한다. '인생동안 성취했던 3가지가 무엇이며 왜 의미가 있는가', '실수로부터 무엇을 배웠는가', '하버드 과정 수료 후 이 경험을 향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등의 질문이다. 언뜻 보면 기업 취업시 작성하는 자기소개서와 비슷한 느낌이지만 이런 에세이 항목은 하버드대가 지원하는 사람들의 실전경험을 중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개인역량을 중시하는 하버드대학의 특성답게 하버드한국동문회의 활동은 그다지 활발하지 않지만 하버드 동문들은 한국 사회내에서 명실공히 하나의 '새로운 학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자업계 주름잡는 '하버드의 공부벌레들'


한국 내 하버드대 출신들은 삼성전자ㆍLG전자 등 전기전자 분야에 많이 포진해 있다.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D.B.A(경영학박사)를 수료한 이재용 전무를 필두로 삼성전자에서 하버드대 출신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MBA를 포함해 다양한 전공을 가진 이들은 하버드에서 갈고닦은 실무능력을 앞세워 일선에서 기업을 지휘하고 있다.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겸 그룹 회장은 삼성의 하버드 출신중 최연장자다. 1985년 하버드대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하며 동문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회장은 이건희 전 삼성회장 퇴진 후 이재용 전무의 후견인 역할을 하며 삼성그룹을 이끌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맏사위이자 이재용 전무의 참모로 알려진 이상주 삼성전자 해외법무담당 상무가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 출신이다. 뉴욕주 변호사이기도 한 이 상무의 지휘로 삼성전자는 일본 샤프사와 벌인 국제무역위원회(ITC) LCD관련 특허 소송에서 지난 6월 승소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상무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무선지원팀 정현호 전무도 하버드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한 인재로 삼성 내 하버드 학맥의 한 줄기를 차지하고 있다.


하버드 학맥을 통한 삼성전자와 소니코리아의 관계도 흥미롭다. 지난 2005년부터 소니코리아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윤여을 사장은 이전무에 앞서 하버드대 경영학석사(MBA)를 나왔다. 소니는 삼성전자의 가장 중요한 거래선중 하나로 지난 2004년 충남 아산에 삼성전자와 합작으로 LCD 패널 공장을 세울 당시 이재용 전무가 소니측의 요구로 합작사인 S-LCD사의 등기이사를 맡기도 했다. 안경수 소니코리아 회장 또한 지난 91년 삼성전자 컴퓨터 부문 기획관리 담당 상무로 근무했던 삼성맨 출신으로 삼성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도 삼성에는 하버드에서 사회학으로 석ㆍ박사를 받은 박현정 삼성생명 상무, 응용수학을 전공한 이재용 삼성카드 상무외에도 최경화 삼성코닝정밀유리 상무, 임진환 삼성전자 상무, 원경하 삼성사회공헌위원회 부사장, 김병기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노우섭 삼성카드 감사위원 등 바쁜 사회생활중에도 시간을 쪼개 하버드에서 수학한 인재들이 곳곳에서 맹활약중이다.


LG전자에도 하버드대 출신들이 요직을 맡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아시아지역 총괄인 남영우 LG전자 사장이 하버드에서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고 LG전자 부사장을 역임했던 김상헌 NHN 대표이사는 법학 석사를 받았다. 신재철 LG CNS 대표이사는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고 강문석 LG텔레콤 부사장은 하버드대 과학기술정책 석사다.


◆ 석ㆍ박사보단 최고경영자 과정에 몰려


입학이 까다롭고 진학기간이 긴 탓에 재계의 하버드 출신들은 석사나 박사과정보다는 스페셜 스튜던트나 최고경영자 과정을 거친 경우가 많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하버드대의 스페셜 스튜던트 과정을, 남영우 LG전자사장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최고경영자 과정을 나온게 대표적이다.


특히 하버드대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 비즈니스스쿨의 최고경영자과정 즉, AMP(ADVANCED MANAGEMENT PROGRAM)과정이다. 한국 대학의 최고경영자과정은 사교의 장정도로 치부되고 있는데 비해 하버드의 AMP과정은 공부 강도가 세기로 유명하다. AMP과정에 등록한 기업인들은 13주동안 기숙사에 지내면서 기업의 사례를 매일 토론해야 과정을 수료할 수 있다.


강도 높은 교육 과정 덕에 하버드대는 학부, 대학원, 1~2개월간 연수 초청 프로그램에 관계없이 동문으로 관리하고 있다. 실력만 있다면 학위과정(degree)이나 연수과정(nondegree)을 구별하지 않는다는 하버드의 실리성을 보여준다.


한국 사회 내 하버드대 파워는 막강하다. 현재 하버드대 한국인 동문은 약 1000여명 이상으로 재계는 물론 정치계, 학계에서도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AD

우선 국제연합(UN)의 반기문 사무총장을 포함해 고건, 한덕수 전 총리, 박진 외교통상통일위원장,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 등이 정계에 포진해 있는 대표적인 하버드 출신 인사들이다.


재계와 관계에서도 하버드 출신들은 적지 않다. 당장 눈에 띄는 인사들만 살펴봐도 조현문 효성 부사장과 윤석민 태영건설 사장 및 SBS 대표이사가 각각 법학박사와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고 유지창 은행연합회장, 이우철 금감원 부원장, 이현승 SK증권 부사장도 하버드에서 수학했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