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현진 기자]"앞서 말했다시피…"


지난 15일 프리츠 헨더슨 GM 최고경영자(CEO) 기자회견장에서 GM대우에 대한 자금 지원안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대답의 첫 머리는 이렇게 시작했다. "GM대우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안을 이사회에서 승인 받았고 지금 주주들과 협의 중"이라는 말이다. 구체적인 규모나 추가적인 자금 지원 계획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현재 GM의 재무 상태를 묻는 질문에서도 "올 초보다 나아졌지만 추가적인 파이낸싱이 필요하다"라는 대답만 들을 수 있었다. 어떤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하지 않았다. 이날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은 두루뭉실했고, 그나마 헨더슨 CEO는 대부분의 답변을 닉 라일리 GM 해외사업부문 총괄 사장에게 미뤘다.


약속된 한 시간이 다 되어갈 수록 헨더슨 CEO가 GM대우를 구하기 위해 특별히 준비해 온 카드가 없다는 추측들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이쯤 되자 한 달이나 기다려왔던 기자회견의 김이 빠지기 시작했고 일부 기자들은 기자회견이 채 끝나기도 전에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물론 산은과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헨더슨CEO가 모든 것을 속 시원히 밝힐 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전날 산은과의 대화 내용을 묻는 질문에 "건설적이고 개방적인 대화를 나눴다"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 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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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기자회견 내용에서는 GM이 GM대우를 반드시 살려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마저도 읽을 수 없었다. 말로는 "GM대우는 GM그룹의 소형차 전진기지다, 핵심 사업을 맡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지만 공허한 외침처럼 들릴 뿐이었다.


이날 오후 헨더슨CEO는 청와대로 달려가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을 가졌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들이 오고갔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자금줄을 쥐고 있는 채권단이나 그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기자단에게 미처 주지 못한 확신을 정치권에는 줄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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