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후주의, 수요 미진 등이 관건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금융위기 이후 크게 위축됐던 글로벌 무역이 경기회복세와 더불어 되살아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진단했다.


규모 면에서 위기 전 수준을 회복하진 못했지만 2분기 들어 수출·입은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다. 무역이 되살아나면서 수출관련 업체들이 고용을 확대하게 될 경우 미국 경제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고용 시장 침체를 푸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WSJ은 그러나 보호주의가 확산되고 있고 글로벌 수요가 미약해 반등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9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8월 미국 수출은 전월 대비 0.2% 증가, 지난해 12월 이래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유가하락으로 수입규모는 전월대비 0.6% 감소, 적자 규모는 307억 달러로 전달에 비해 12억 달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같은 날 최근 각종 경제지표상 나타나고 있는 반전을 바탕으로 주요국 경제가 회복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했다. 아시아 지역에선 중국과 한국, 대만 등이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는데 특히 한국의 경우 지난 9월 수출이 전월대비 11.1% 급증하면서 회복세를 굳혔다. 중국을 잇는 세계 2위 수출대국 독일의 경우 8월 수출이 감소했지만 신규 해외 주문을 비롯한 다른 경제지표들은 모두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트머스 대학교의 더글라스 어윈 무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고 미국 경제 역시 안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어윈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무역은 경제상황을 반영할 뿐 경기회복세를 이끌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달러 약세가 수출확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제조업체 워런&베르그의 랜디 베르크 회장은 "약달러가 상황을 쉽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유럽이나 아시아로 수출하는 기업 가운데 3분의 2 가 가량이 약달러로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무역 적자가 줄어들면서 3분기 성장 전망 역시 밝아졌다. 모건스탠리는 3분기 미국 경제가 연율 3.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당초 전망이었던 3.3% 보다 개선된 것이다.


중국 선글라스 제조업체인 원조우 전칭 옵티컬의 예장칭 매니저는 "지난 8월부터 시장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며 "주문량이 생산능력을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밀려드는 주문으로 중추절 연휴 기간 동안에도 쉬지 못하고 있했다고. 그는 "직원이 200명 정도인데 80명 정도를 추가로 고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무역이 회복세에 접어든 것은 지난 봄부터다. 제네바의 글로벌 트레이트 인포메이션 서비스에 따르면 2분기 세계 교역규모는 2조5800억달러로 1분기의 2조4100억달러에서 늘어났다. 그러나 전년동기의 3억8500만 달러에는 여전히 크게 못 미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무역 규모가 전년대비 11.9% 감소한 뒤 내년 2.5%의 완만한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수요가 여전히 미약한 수준이기 때문에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무역정보 서비스의 피에르 엠마뉴엘은 "기업들은 생산을 멈추고 재고만을 수출해왔는데 생산이 다시 늘지 않고서는 회복이 지속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보호주의의 확산도 무역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 원조우 매니저는 미국이 중국산 타이어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거론하면서 "브라질 역시 중국산 선글라스에 관세를 부과, 브라질 지역 수출을 막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AD

조지타운 대학의 브래드포드 젠슨 이코노미스트는 "아직까지 보호주의 조치가 전세계 무역에 큰 영향을 끼칠 정도로 광범위하게 퍼진 것은 아니지만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세계 주요국들과 달리 빈국들은 아직 경기 회복의 수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국제무역센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49개 최빈국의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48%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