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최악의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일본 경제가 회복과 침체 사이에서 표류하고 있다. 최근 나온 경제지표들이 일제히 혼조 양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
내각부가 13일 발표한 4월 길거리체감경기지수는 3월에 비해 5.8포인트 상승한 34.2로 4개월 연속 호전된 모습을 보였다. 길거리체감경기지수는 택시운전기사나 소매점 주인들을 상대로 조사하는 만큼 정부가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전 국민에게 지급한 1만2000엔 상당의 정액급부금이 얼어붙은 소매상인들의 주름을 활짝 펴게 해준 것으로 보인다.
앞서 12일 발표된 3월 경기선행지수 역시 기업들의 재고조정 효과에 힘입어 전월에 비해 2.1포인트 상승한 76.6으로 6개월 만에 개선됐으며, 3월 산업생산은 6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경기 침체가 일단락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자 일본 내각부는 5월 월례 경제보고에서 현재 경기판단을 2006년 2월 이후 3년 3개월만에 상향 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민간시장조사업체인 데이코쿠데이터뱅크가 13일 발표한 4월 기업파산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15.4% 증가한 1169건으로 11개월 연속 전년 수준을 웃돌았다.
같은 날 나온 2008년도 경상수지 흑자는 무역흑자가 90%나 준 바람에 전년도의 절반 수준인 50.2%나 뚝 떨어져 일본의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수출 부문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와 함께 투자활동의 수익을 나타내는 소득수지도 전년에 비해 2자릿대 감소를 기록해 무역과 금융이 모두 감소하는 '더블펀치'를 맞았다.
이런 가운데 14일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분기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마이너스 4.3%, 연율로는 전기 대비 마이너스 16.2%로 전후 최악을 기록한 1974년 1분기(-13.1%) 수준을 넘어서 사상 최대 감소율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BNP파리바의 고노 료타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수요가 전기 대비 감소가 예상돼, 수출 침체가 일본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한층 강해지는 모습이 확인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한편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아라야 요시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안에는 증권투자 수익을 중심으로 흑자폭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일본 경제의 어려움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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