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흔들리고 있다.
농협개혁이 내부 갈등으로 자체 개혁안 조차 아직 마련되지 못한 상황에서 25일부터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게 됨에 따라 또 다른 도마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년만의 국세청 세무조사
18일 국세청과 농협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은 25일 농협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를 5년만에 처음 실시한다.
세종증권 매입 비리와 자회사였던 휴켐스 헐값 매각, 중앙회장 인사 의혹 등으로 얼룩진 농협의 또 다른 방만한 경영사례들이 드러날지가 관심이다.
국세청은 자회사들과의 부당거래 및 수익금의 적법처리 등을 놓고 포괄적인 조사를 실시한 다음 탈루 혐의가 드러날 경우 적절하게 세금을 추징한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은 2004년 세무조사에서 약 1800억원을 탈세한 혐의를 적발하고 농협에 1032억원의 세금을 추징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세무조사 진행 상황에 따라 농협이 또 다른 도마 위에 오를 수도 있다"며 "농협개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농협 관계자는 "국세청이 일반적으로 5년에 한 번씩 매출액 5000억원 이상의 대기업에 대해 정기 세무조사를 실시한다"며 "농협개혁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신경분리방안 또다시 좌초되나
세무조사와 별도로 농림수산식품부와 학계ㆍ농협 등 민관 공동으로 구성된 농협개혁위원회가 조만간 농협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 방안에 대한 계획에도 구체적인 시기와 내용은 제외될 것으로 보여 또 다시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농협개혁은 올 초 농협이 자체 개혁안을 발표하고, 정부는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급물살 타는듯 했지만 농협 개혁 문제가 국회로 옮겨지면서 의원들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히고 미디어관련 법 등 여러 사안들에 치이면서 스톱된 상태다.
농협의 내부 반대도 만만찮다.
농협은 당초 2월 말까지 신경 분리 방안을 제출해야 했지만 한 달 가까이 미뤄지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6일에도 결론을 맺지 못하고 이달 말 한번 더 회의를 열어 최종안을 도출하기로 합의했다.
농협 관계자는 "신경분리는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자체안은 서둘러 낸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며 "신경분리 이후 자금지원에 실패한 수협의 수순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신중히 논의되야 할 사안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지합장 비상임화 방안 및 조합구역 확대 등에 대해서도 조합장들의 반대가 극심해 농협은 신경분리 내용을 담은 자체 개혁안 조차 내놓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장태평 장관이 정부가 직접 나서 농협 직원들과 조합장을 일일히 설득하겠다고 밝혔을 정도로 농협개혁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며 "어떻게는 농협개혁을 이뤄내겠다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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