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이 예술을 만나다
남촌 고미술박물관, 오크밸리 조각공원 등 '예술품' 가득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 오원 장승업 등 선조들의 얼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경기 광주 남촌골프장의 고미술 박물관. 남승현 회장이 해외에 유출된 문화재를 수집해 의미가 더 크다.
"골프장이야, 미술관이야?"
골프장이 최근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회원들을 위해 계절마다 음악회 등 각종 문화예술 공연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요즈음은 아예 클럽하우스에 전문 갤러리 수준 이상의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아주 특별한 서비스'로 회원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에게도 호평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골프장이 경기도 광주 남촌이다. 이 골프장은 클럽하우스에 고미술 박물관을 꾸며 300여점의 도자기와 40여점의 민화, 판화 등을 소장하고 있다.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 오원 장승업,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 등 선조들의 얼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남승현 회장이 장장 40여년에 걸쳐 해외에 유출된 문화재를 수집했다는 남다른 의미도 있다.
LG그룹이 운영중인 곤지암골프장도 지난해 12월 골프장 바로 옆 리조트단지에 갤러리 '다르'를 오픈했다. 큐레이터가 상주해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여준다. 현재 갤러리 현대와 제휴해 신진작가 6인전이 열리고 있고, 앞으로도 연중 다양한 전시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남 보성골프장의 클럽하우스 옆에는 현대 미술품과 조선시대 도자기류 1200점을 전시한 우종미술관이 있다.
핀크스골프장은 클럽하우스 옆 비오토피아 커뮤니케이션센터에 있는 백남준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특이하게도 조형물이 아닌 그림이다. 2000년 백남준의 습작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는 제주의 일상과 골프를 담백하게 표현한 이왈종 화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리조트내 오크힐스 클럽하우스는 계단 형상을 한 대형 숯모빌(Existence-Stairs)과 한지와 혼합재료로 된 작품(Aggregation 05_JL 029), 사과모양의 스테인글라스 입체물(Big Apple) 등이 독특하다.
골프빌리지 옆 조각공원에는 헨리 무어와 세자르 등 해외 유명작가들의 숨결이 흐른다.
김정일 오크밸리 홍보팀장은 "대자연과 다양한 작품이 어우러져 살아있는 문화공간을 연출한다"면서 "산책로를 겸하고 있는 조각공원은 특히 연인이나 가족단위 이용객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덕유산의 청정자연에 자리잡은 무주골프장도 리조트 단지 내에 야외조각공원이 유명하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을 중심으로 아르헨티나, 그리스까지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국가의 작품까지 전시돼 있어 안목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김수경 회장이 소문난 컬렉터인 제주 우리들골프장도 갤러리를 만들기 위해 분주하다. 3번홀 코스 옆에는 이미 '빛과 공간의 예술가' 제임스 터렐의 스카이스페이스 조형물이 들어서고 있다.
클럽하우스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이 되기도 한다. 제주 세인트포의 클럽하우스는 프랑스 건축설계가 장 쟈크 오리의 작품이다. 멀리 보이는 한라산에서 날아든 독수리 한마리가 날개를 접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독수리의 머리부분에 해당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푸른 바다가 절경이다.
밤이면 각종 조명과 조형물로 인해 마치 우주공간으로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골프장 클럽하우스는 원형 구조물로 일명 '독수리 알'이라고 불리는 VIP룸의 화장실도 이야기거리다. 메탈 느낌으로 처리된 내부는 동굴 같은 천장 구조를 하고 있어 사색(?)을 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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