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깊어지면서 부동산시장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거품의 파생상품들이다.
가장 먼저 아파트 광고에 등장하던 여배우들이 사라졌다.
그동안 아파트 광고모델은 여배우들의 전유물이었다.덩달아 몸값도 높아져 수십억원에 달하는 모델료를 기록하기도 했다.그들은 아파트와 관련해서 아무런 전문가도 아니다. 단지 인기에 편승해 이미지를 팔 뿐이다. 그런데도 건설사들은 수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모델에 의존해 분양해왔다.
그런 그들에게 우리는 수많은 비용을 지불했다. 여배우의 모델료는 아파트 분양가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기 마련이다. 여배우들은 그들의 이미지를 팔지만 우리에게 제대로 된 집을 구입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일종의 '거품요정'이 주는 착시들만 보아왔다.
한 때 연예계에서 아파트 광고모델을 하지 않고는 이름 있는 여배우 행세를 할 수 없었다.그래서 건설홍보담당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으러 다니는 거품요정들이 많았다.
최근 제품 광고에 모델을 쓰지 않는 건설업체들이 늘고 있다. 아직 계약 기간이 남은 업체들도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대신 제품의 특성이나 차별성을 부각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제 홍보담당자들은 거품요정이 일으키는 스캔들로 자사 브랜드 가치가 떨어질까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된다.
또 사라진게 있다. 일명 '떴다방'이다. 모델하우스 주변마다 수백m씩 장사진을 이룬 수요자들과 이동천막, 떴다방들이 시장의 착시를 불러 일으키기는 '거품요정'들과 다르지 않다. 시장이 무질서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아파트 부녀회 담합도 사라졌다. 한 때 정부가 나서서 조사하고 가격 공개를 제재하는 등 행정력을 동원하고도 부녀회의 담합은 근절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부녀회들은 반상회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담합하는 것은 물론 인근 중개업자들에 압박을 가하는 사례도 흔한 풍경중의 하나였다.
호황이 만든 것들이 이제는 시장에서 사라졌다. 집값이 떨어지는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다른 한편으로 보면 시장이 맑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집값은 언제나 이중적인 얼굴을 하고 있다. 집값이 지나치게 폭락하면 은행이 부실해져 경제에 엄청난 부담을 준다.
그러나 폭등하면 민생이 압박을 당하고, 이로 인해 불로소득이 만연해 시장 질서가 어지러워진다. 경제 주체의 건전한 근로 의욕 상실, 생산 비용 증가 등의 문제로 이어진다.
정부는 불황 극복 방안으로 부동산 경기진작에 혈안이다. MB 정부 1년동안 무려 17번이나 대책을 내놓았다. 전매제한 및 재건축 규제 완화, 세제 개편, 투기지역 해제 등 투기 방지책의 빗장을 모두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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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정부의 숙제가 새롭게 주어졌다. 빗장을 풀고도 경기 진작을 못할 경우 그 방안은 무엇인가 하는 것과 해제 이후 거품이 재창출될 경우 이를 해소하는 방안은 있느냐 하는 점이다. 따라서 집값의 이중성은 정책의 이중성인 셈이다.
불황 덕에 시장의 투명성과 건전성이 높아졌다는 성과를 모두 버릴 수는 없다. 즉 투기가 들어오는 것은 차단하는 대신 실수요자들을 진작하는 정책들이 추가로 보완돼야한다. 그래야 시장을 튼튼하게 육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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