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유동성 위기, 빠른 자금 회전 필수
50년간 동일 기준…현실 부합하도록 개선해야
분석 결과 30일 이하 대금 지급 비중 66%

중동 전쟁과 내수 침체로 중소기업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대·중소기업 간 대금 지급 기간을 현실에 맞게 60일에서 30일로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1일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중소기업 유동성 제고를 위한 대·중소기업 대금지급 기한 단축방안'을 주제로 한 이슈포커스 보고서에서 "50년간 고착화된 수·위탁 거래대금지급 기한이 중소기업 자금사정 악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수·위탁기업 대금 지급 기한 60일 기준은 1975년 중소기업계열화 촉진법이 시행된 이후 하도급법과 상생협력법 등에서 50년이 지난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60일 기한은 지연이자 발생 등을 고려한 상한선이지만, 산업현장에서는 관행적인 결제 주기로 인식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2008년 하도급법상 대금지급 기준을 30일로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법 개정은 실패했다. 2005년부터 2019년까지 7차례나 의원 발의가 이뤄졌지만, 법률에 기반한 통상적인 기준일로 굳어진 실정이다.

중소기업의 외부 조달 자금 사용처. 중기연

중소기업의 외부 조달 자금 사용처. 중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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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들은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을 구매대금 지급에 쓰는 비중이 높아 대금 지급 기간이 길어질수록 금융비용 부담이 추가로 발생하는 구조다.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 사용처 중 '구매대금 지급'이라고 답한 중소기업 비중은 지난해 기준 70.3%로 2024년(53.4%)보다 증가했다. 외부 차입금액 구매대금 지급 비중은 중기업(73.6%)이 소기업·소상공인( 67.6%)보다 높아 기업규모가 클수록 외부 차입금을 활용한 구매대금을 지급하는 비중이 증가하는 실정이다.


중기연이 6795개 기업의 거래 데이터 83만2469건으로 대금 지급 기간을 분석한 결과 거래 대금 지급 기간은 평균 27.4일로 나타났다. 지급 기간별로 30일 이하에 판매대금을 지급한 비중은 66.0%였다. 16~30일은 32.3%, 6~15일은 23.8%, 31~45일은 18.4%다.


기업 규모별 판매대금 지급 기간. 중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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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 평균 22.5일, 중견기업 평균 28.3일, 중소기업 평균 30.7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32.5일로 대금 지급기간이 가장 길었고 제조업(28.4일), 운수·창고업(27.2일), 부동산(26.3일) 순으로 나타났다.


해외사례를 보면 EU, 미국, 영국 싱가포르 등에서는 공공부문에서 수·위탁 대금 지급기한을 30일로 의무화하고 있다. 민간 부문에서는 법적의무화 또는 자발적 참여를 확산하는 추세다.


거래 대금 지급기한 단축은 기업가치와 수익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급사업자들은 현금유동성 확보, 금융비용 절감, 투자고용 확대라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원사업자는 공급망의 안정적 확보, 품질·생산성 향상, 국가적 차원에서는 양극화 완화, 내수경제 활성화, 거래투명성 강화 등의 경제적 편익이 창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훈 연구위원은 "현행 거래 대금 지급기한을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중소기업의 유동성 위기 극복에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지급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등에 일괄적용보다는 단계적 적용의 고려가 필요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백 연구위원은 지급기간을 자발적으로 단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으로 ▲법적기간 단축과 단계적 적용 도입 ▲외상매출채권 등 수·위탁 거래 때 활용하는 결제 제도 만기기간의 단축과 예산 확대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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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현 중기연 원장은 "중소기업이 자금사정 악화에 직면한 이때 지난 50년간 고착화된 수·위탁 거래 대금 지급 기한 단축은 중소기업의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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