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매장 갈 때 한 번 더 고민"…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일파만파
20일 서울 혜화·대학로 인근 매장 돌아보니
평소 꽉 차던 매장에 빈자리 곳곳 눈에 띄어
"스타벅스 자주 사 먹었죠. 논란 전엔 길을 걸어갈 때나 드라이브스루 들르거나 할 때 정말 마음 편하게 갔어요. 그런데 이제는 아무래도 커피를 마시려 할 때 한 번 더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스타벅스코리아가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진행한 마케팅 이벤트가 논란인 가운데 20일 서울의 대표적인 대학가인 서울 종로구 혜화·대학로 일대에서 만난 30대 남성 김모씨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남성은 "고향인 전라도 지인들도 스타벅스 매장은 더이상 이용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자주 이용했던 만큼 갑자기 끊긴 어렵겠지만, 이제는 허들이 생겨 주저하는 포인트가 생겼다"고 말했다.
대학로의 한 의류 매장에서 일한다는 20대 여성도 친구들 사이에서 '스타벅스는 가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혜화역 인근 스타벅스 매장 뒤편 길거리에서 만난 그는 "직장 바로 옆에 스타벅스 매장이 있어서 종종 사 마셨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다른 커피 브랜드를 이용하게 됐다"며 "대체할 커피숍이 많아 굳이 이런 상황에서 스타벅스를 가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자가 이날 오후 혜화·대학로 인근 스타벅스 매장 네 곳을 살펴본 결과 이용 고객 수가 줄어든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들 매장은 인근에 대학과 서울대병원 등 대형 병원이 있어 2030 젊은 세대는 물론 다양한 연령대의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 있다. 이로 인해 평소에는 빈 좌석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이용 고객이 많은 매장으로 평가받는다.
이날 매장들을 보면 전체 좌석의 20~40% 정도가 비어있는 모습이었다. 매장 직원들은 '평소보다 손님이 적은 편인 듯하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일제히 답했다. 그러면서 "비도 오고 '다른 영향'도 있는 것 같다"며 이번 사태가 매장 이용 고객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설명했다.
앞서 스타벅스코리아 지난 18일 '넉넉한 용량에 손잡이가 있어 편리한 탱크 시리즈'라며 텀블러 판매 광고를 올렸다. 홍보물에는 '탱크데이'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가 삽입됐다. '탱크데이'라는 문구 위·아래로는 '5/18'이라는 날짜가 기재됐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해당 표현들이 5·18민주화운동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비하했다는 지적이 거세게 나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논란이 발생한 당일 곧바로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SCK컴퍼니) 대표와 담당 임원을 해임했다. 정 회장은 이튿날인 19일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5·18민주화운동 영령과 유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드렸다"며 "그룹을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논란은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비판에 나서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엑스(X·옛 트위터)에 "역사적인 광주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희생자들과 시민들의 피어린 투쟁을 모독하는 '5·18 탱크 데이' 이벤트라니"라며 "대한민국 공동체와 기본적 인권, 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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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사실상 '스타벅스 불매령'을 내렸다.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는 스타벅스 출입을 자제하고, 스타벅스 텀블러도 가능한 한 이용하지 말라는 내부 지침을 공유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한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선거운동을 하시는 분들이나 후보자들은 스타벅스에 출입하는 것 자체가 국민에게 매우 안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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