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조정' 카드 흔드는 산업장관…"대화로 풀자"는 노동장관
삼성전자 노조가 오는 21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정부 내 긴장감도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파업에 따른 경제적 파국을 경고하며 '긴급조정권' 카드의 총대를 멨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동계 출신으로서의 경험을 앞세워 대화와 교섭을 호소하고 있다.
경영계 관계자는 "노동계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친노동계' 장관조차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 예고 앞에서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강력히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관 "파업 발생 시 긴급조정 불가피"
김영훈 "교섭, 파업만큼 어려워 함께살자"
삼성전자 노조가 오는 21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정부 내 긴장감도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파업에 따른 경제적 파국을 경고하며 '긴급조정권' 카드의 총대를 멨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동계 출신으로서의 경험을 앞세워 대화와 교섭을 호소하고 있다.
김정관 장관은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국 경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일일이 소개하며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한국의 독보적인 성장동력이자 거의 유일한 핵심 전략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경쟁력을 상실하는 순간 2등이 아니라 생존이 어렵게 돼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파업이 발생한다면 회복 불가능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K-소비재 수출공급망 강화를 위한 한국무역보험공사ㆍ우리은행 금융지원 업무 협약식'이 열렸다. 협약식에 참석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04.14 윤동주 기자
김 장관은 "공장 정지 시 하루 최대 1조원 정도의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 웨이퍼 가공에 5개월 이상 소요되고, 현재 가공 중인 웨이퍼 전량이 손상된다면 최대 100조원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한다"면서 "1700여개 협력업체에도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글로벌 공급망에서 신뢰가 저하되는 등 한국 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이 이어질 수 있고, 일자리와 소득이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장관은 그러면서 "이번 사안의 중대성과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파급효과를 생각할 때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며 "산업부 장관으로서는 만약 파업이 발생한다면 긴급 조정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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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장관도 같은 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민주주의는 대화의 힘을 믿는 것>"이라며 "노동자 없는 기업 없고, 회사 망하라고 설립된 노조는 없다"고 적었다. 그는 "#함께살자 #대화가필요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제 경험으로 파업만큼 어려운 것은 교섭이었다. 파업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면 결국 교섭으로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긴급조정권 발동 여부를 실질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직권 개입에는 신중하고 미루는 태도를 보이면서도, '노동운동가'인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노조의 결단을 촉구한 것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관련 관계장관회의에 참석, 발언에 앞서 안경을 만지고 있다. 2026.3.4 조용준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김 장관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은 현직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기관사 출신.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내며 노동 조건 개선을 위해 20일 넘게 장기 단식을 하기도 했다. 경영계 관계자는 "노동계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친노동계' 장관조차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 예고 앞에서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강력히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예정대로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삼성전자 노사에 오는 16일 다시 사후조정 절차에 참여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앞서 노사 양측은 지난 11~12일 진행한 첫 사후조정을 13일 새벽까지 이어갔지만, 삼성전자 노조 측이 협상장을 떠나며 최종 결렬됐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올해 1분기 53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사 영업이익의 94%를 차지했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과 함께 HBM(고대역폭메모리), 범용 D램·낸드 판매 확대가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이에 노조는 영업이익 15%를 반도체(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에 대한 성과급으로 고정 지급하고 '연봉 50%' 상한 폐지를 제도화할 것을 일관되게 요구하고 있다.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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