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막투석, 환자 만족도 높지만 병원에선 수가 낮아 외면"
남인순 의원, 시범사업 도입 불구 혈액투석 환자만 증가
관련 인프라 감소로 환자 선택권 줄어드는 악순환
신장내과의사 80%, "도관삽입술 등 수련의 교육도 충분치 않아"
정부가 신장 투석 환자들이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도 집에서 투석할 수 있는 '복막투석 재택관리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도 복막투석 환자 비율은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정 수가가 보장되지 않아 병원이 복막투석보다 혈액투석 환자를 선호하면서 관련 인프라가 붕괴하고 수련의들의 교육 기회도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송파구병)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신장 투석 환자는 2015년 6만807명에서 2019년 7만2715명, 2024년 9만1185명으로 증가한 반면 이들 중 복막투석 환자 비율은 13.8%에서 9.8%, 7.7%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같은 기간 혈액투석 환자 비율은 86.2%에서 90.2%, 92.2%로 증가했다.
신장병 환자들을 위한 투석에는 혈액투석과 복막투석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혈액투석은 매주 3~4회 병원을 방문해 회당 4시간가량 투석을 받으며, 복막투석은 가정이나 회사에서 자가 투석을 하는 방식이다. 복막투석의 중에서도 기계 투석기를 사용하면 집에서 잠을 자는 동안 하루 약 4시간 정도 투석을 할 수 있고, 수동 투석을 하면 1회 30~40분 동안 하루 4회, 가정이나 회사, 학교 등에서 투석을 하게 된다.
복지부는 2019년 12월부터 올해 말까지 복막투석 환자를 주기적으로 관리하고 안전하게 자가 관리를 할 수 있도록 교육·상담을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시행 중이다. 현재 상급종합병원 43곳을 포함한 93개 의료기관이 참여하고 있는데 시범사업 참여 환자의 의료비용 및 의료이용 감소, 출구염 및 복막염 감소 등 임상지표 개선, 높은 환자 만족도 등 효과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제는 해가 거듭될수록 복막투석 환자 비율이 감소하면서 관련 인프라는 물론 전문의 교육 또한 부실해지는 점이다. 남 의원에 따르면, 복막투석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올해 8월 국내 유일의 복막투석 장비업체인 보령제약이 관련 사업에서 철수해 현재는 미국 및 독일계 회사가 관련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대한신장학회는 현재 상황이 계속될 경우 10년 안에 복막투석 환자가 2% 미만으로 소멸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남 의원이 지난 8월25일~9월5일 대한신장학회와 공동으로 전국 병원급 이상 복막투석 담당 신장내과 의사 11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서도 '수련 과정(레지던트, 펠로우)에서 복막투석 교육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나'는 질문에 54%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복막투석 교육시수가 이전에 비교해서 줄었다'는 응답도 67%에 달했다. 또 '수련의의 복막투석 환자 진료 경험이 이전해 비해 줄었다'는 응답이 77%였으며, '복막투석 도관삽입술 교육이 충분하지 않다'도 80%를 차지했다.
복막투석 환자가 줄어든 원인으로는 '수가' 문제가 지적됐다. 설문 조사 결과 복막투석을 환자에게 권유하는데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수가 미비'를 선택한 응답이 71%에 달했다. 진료 현장의 의사들이 수가 부족을 이유로 환자에게 복막투석을 권유하기 꺼린다는 것이다. 병원 입장에선 복막투석 환자는 시범사업 수가를 최대치로 받아도 병원 수입이 연간 100만원에 못 미치지만, 혈액투석 환자의 경우 약 2100만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에선 2006년 6%로 떨어졌던 복막투석 비율이 2011년 복막투석 수가를 혈액투석과 동일하게 인상하자 10년 뒤인 2022년엔 15%까지 증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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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의원은 "혈액투석 환자가 돈이 되다 보니 의료 현장에선 환자본인부담금 면제, 식사 무료 제공 같은 불법·편법이 생기고 환자를 몰고 다니는 환자 브로커, 환자를 사고파는 행위 등 극단적인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며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의료비 절감 효과가 있는 재택 복막투석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적극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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