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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 치닫는 국힘 단일화…대선 앞두고 초유의 자중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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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한덕수, 단일화 놓고 극단 대립
지도부는 '자체 단일화' 추진…소송전
자중지란…시너지커녕 내부 분열만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 등록(10~11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이 한국 정치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자중지란에 빠졌다. 지난 3월까지 집권 여당 역할을 하던 정당의 지도부는 단식까지 불사하면서 사실상 대선 후보 교체 시도에 나섰다. 이에 반발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당을 상대로 법적 대응 중이다.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인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후보 단일화를 토대로 민심을 얻고자 했던 당의 구상과 역행하는 진흙탕 싸움의 후폭풍은 6·3 대선 자체를 혼돈의 늪으로 빠져들게 했다. 대선은 이미 안중에도 없고, 6월 이후 당권 싸움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진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8일 국회 강변서재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2025.5.8 김현민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8일 국회 강변서재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2025.5.8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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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소용돌이를 상징하는 장면은 8일 오후 국회 경내의 한 카페 앞마당에서 벌어졌던 김 후보와 한 전 총리의 2차 담판이다. 70대 중반인 고령의 두 사람은 한 치도 양보 없는 입씨름을 이어간 끝에 빈손 담판의 씁쓸함만 남겼다. 담판 현장은 TV와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됐는데, 특정 후보 지지자의 욕설에 가까운 고성이 여과 없이 노출되는 등 처음부터 끝까지 어수선했다.


김 후보와 한 전 총리는 9일 3차 단일화 회동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늦어도 9일까지는 담판을 짓자는 한 전 총리와 "입당 후 경선을 하거나, 무소속 등록 후 선거운동을 한 뒤 다음 주 단일화를 하자"는 김 후보가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후보와 한 전 총리의 담판 결과와 무관하게 '자체 단일화'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다. 8일 오후 7시부터 9일 오후 4시까지 당원투표 50%, 국민여론조사 50%를 반영한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당 지도부는 1등으로 뽑힌 후보를 오는 11일 예정된 전국위원회에서 최종 후보로 확정 의결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문제는 김 후보 쪽에서 전국위원회 개최를 무효로 해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는 점이다. 주요 정당 대선 후보 결정의 키를 사법부가 쥐고 있는 셈인데 최악의 경우에는 국민의힘이 단일 후보를 내지 못하거나, 내더라도 '상처뿐인 단일화'가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당 안팎에선 막판 극적 합의를 기대하고 있으나 한쪽의 양보 없이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8일 국회 사랑재에서 만나 후보 단일화를 위한 2차 회동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2025.5.8 김현민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8일 국회 사랑재에서 만나 후보 단일화를 위한 2차 회동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2025.5.8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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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배출한 수권 정당이 대선 후보 등록을 눈앞에 두고 이런 혼란 상황을 연출하는 것은 한국 정치사에서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제20대 대선 때도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후보가 갈등을 빚기는 했지만 지금처럼 막말 비난이나 소송으로까지 번지지는 않았다. 일각에서는 2016년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공천장 날인을 거부했던 이른바 '옥새 파동'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관건은 9일 나올 것으로 보이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단일화 여론조사 실시 결과와 김 후보 측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 결과다. 만약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가 승리하면 자연스럽게 김 후보가 최종 후보로 확정될 수도 있다. 한 전 총리가 승리하면 법원 결정이 중요해진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할 경우 한 전 총리가 11일 전국위원회에서 최종 후보가 될 가능성도 있다.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면 김 후보와 당 지도부 간 갈등이 증폭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여론조사에 한 전 총리가 승리하고 법원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더라도 김 후보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추가 소송에 나서면 최악의 경우 국민의힘은 11일 본선 후보 등록을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덕수 캠프 이정현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중에서 오늘(9일)이 가장 중요한 날"이라며 "여론조사에서 이겨 당이 (한 전 총리를) 최종 후보로 내세우면 따를 것이고, 진다면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김문수 대선 후보를 향해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와의 조속한 단일화를 촉구하며 사흘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2025.5.9 김현민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김문수 대선 후보를 향해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와의 조속한 단일화를 촉구하며 사흘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2025.5.9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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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안팎에선 이미 당내 갈등이 봉합하기 힘들 정도로 벌어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20명의 의원이 탈당해 정당을 창당한 뒤 한 전 총리를 기호 3번으로 출마시켜야 한다는 '플랜 B'를 주장하기도 했다.


경선 탈락 뒤 정계 은퇴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3년 전 두 놈이 윤석열을 데리고 올 때부터 당에 망조가 들더니 또다시 엉뚱한 짓으로 당이 수렁으로 빠진다"며 당 지도부인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에 직격탄을 날렸다.


대선 상대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앞선 상황에서 컨벤션 효과로 극적 반전을 기대했던 국민의힘과 보수 지지층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김 후보와 한 전 총리가 반전 결과를 내놓지 않는 한 국민의힘이 본선에서 단일화 시너지를 기대하기는 힘들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지도부에 속한 한 인사는 "후보 교체는 최후의 카드"라면서도 "여론조사 결과에서 (김 후보와 한 전 총리 선호도) 차이가 크게 나야 당 지도부 입장에선 부담이 덜하다. 오차범위 안의 결과일 경우 굉장히 곤란하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장보경 기자 j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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