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초등학생 피살 후 사용 급증...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소지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피살 사건을 계기로 ‘아이 보호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미성년 아동의 사고 방지를 목적으로 개발된 앱인데, 주요 기능인 ‘주변 소리 듣기’가 불법 도청 및 사생활 침해 소지가 있어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 앞 경찰 형사기동대 차량. 연합뉴스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 앞 경찰 형사기동대 차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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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보호를 목적으로 설계된 앱은 통상 실시간 위치 추적, 전화 걸기, 경고 알림 울리기, 휴대전화 사용 내역 확인, 주변 소리 듣기 등 자녀 보호를 위한 여러 기능을 제공한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스마트 워치와도 연동해 실시간으로 아이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문제로 지적되는 기능은 ‘주변 소리 듣기’다. 보호자가 원격 조작으로 주변 소리를 실시간으로 청취할 수 있는 기능으로 상대방의 동의 없이 타인의 대화를 들을 수 있어 통신비밀보호법(통비법) 위반 소지가 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는 누구든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해 청취할 수 없다고 정한다. 이를 위반하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및 5년 이하의 자격정지의 처벌을 받는다.

“상용 서비스라면 법적 위험 더 커”


개인정보·정보보안 관련 법 전문가 이광욱(54·사법연수원 28기)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원격으로 타인의 음성을 듣는 기능은 통비법상 공개되지 않은 대화를 제삼자가 수단을 써서 청취하는 행위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며 “보호자의 동의만으로 모든 대화 상대의 권리가 대체되는 것이 아니므로 위법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상용 서비스라면 법적 위험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대형 로펌 변호사도 “학생의 휴대폰에 설치된 앱이라는 점에서 대화 참여자가 직접 녹음한 것인지 혹은 녹음 주체를 학생으로 볼 수 있을지 다툴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통비법 제14조가 전자장치 등을 이용한 청취 행위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위법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판례도 자녀의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 교실 내 대화를 녹음한 학부모의 행위는 통비법 위반으로 인정한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해 1월 아동학대범죄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초등학교 교사 A 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2020도1538). 이 사건에서 피해 아동의 부모는 아동학대를 의심해 자녀의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 교실 수업 내용을 녹음했다. 대법원은 해당 녹음이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수집한 것으로 보고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대식(43·변호사시험 7회)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기능 악용을 차단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통비법상 방조죄가 성립될 수 있다”며 “경찰관들의 대화를 감청하기 위해 무전기를 판매한 사람들 역시 방조죄로 인정된 판결례도 있다”고 말했다.


상대방 동의 없이 엿듣기…'아이 보호 앱' 논란 원본보기 아이콘

사건 뒤 앱 다운로드 70배 이상 급증


대전 사건의 피해 학생의 부모는 자녀 보호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위치를 파악하고 ‘주변 소리 듣기’ 기능을 활용해 사건 현장의 소리를 청취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피해 학생 아버지는 자녀의 휴대전화에 설치된 보호 앱을 실행한 뒤 여성이 달리며 숨을 헐떡이는 소리, 서랍을 여닫는 소리 등을 들었다. 이 녹음 기록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도 중요한 단서가 됐다. 해당 기능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관련 앱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빅데이터 분석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자녀 보호 앱 ‘파인드마이키즈’의 신규 설치 건수는 사건 발생 전까지 하루 평균 수백 건 수준을 유지하다 사건 발생 다음 날인 11일 1만 7874건으로 70배 이상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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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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