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행정관 40여명 관저 집결
일부 참모진 눈시울 붉히기도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후 첫날인 16일 대통령실은 침통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평소와 다름없이 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실수비)를 진행하고, 수장 공백 상황이지만 참모진들에게 각자 맡은 바 소임을 다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전날 윤 대통령은 서울시 한남동 관저에서 체포 직전 국민의힘 의원들과 만나 마지막 당부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담담한 표정의 윤 대통령은 최근 당 지지율이 많이 오른 것을 언급하면서 "종북좌파세력에 강력히 맞서 싸우지 않으면 정권 재창출을 못한다"며 야당 공세에 적극 맞서줄 것을 주문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나는 대통령까지 했기 때문에 더 목표가 없다. 하지만 이 상태로 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걸 깨달았다"면서 당을 잘 이끌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한 참석자는 "윤 대통령이 정권 재창출에 힘써달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앞서 윤 대통령 체포 임박 소식에 대통령실 행정관 40여명도 전날 새벽 관저로 집결했다. 다만 이 자리에 수석비서관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일부 참모진은 윤 대통령의 의연한 모습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다급한 마음에 찾아가서 관저에서 윤 대통령을 만났는데 오히려 참모진을 위로하는 모습이었다고 한 참석자는 회고했다. 평소 반려견을 아끼던 윤 대통령은 관저 떠나기 직전 "토리(반려견)를 한번 보고 가자"고 말한 뒤 거실 2층에 들러 김건희 여사와 인사를 나눴다.
대통령실은 수장 공백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지만 애써 분위기를 다잡고 있다. 정 실장은 전날 윤 대통령 체포 직후 긴급 수석비서관회의를 개최하고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을 우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참모진은 "전날 체포 직전 대국민 영상을 통해 접한 윤 대통령의 모습에 울컥했다"면서 "참모진의 상실감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맡은 바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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