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TBS 인기드라마 제목의 줄임말
올해 유행어 상위 10개 중 대상 수상
'50-50', '화이트 안건' 등 후보 올라
'후테호도(ふてほど)'가 올해 일본 최고의 유행어에 등극했다. 이 단어는 올해 1월 26일부터 3월 29일까지 인기리에 방영한 TBS 금요드라마 제목인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不適切にもほどがある!)의 줄임말이다.
지난 2일 일본 출판사인 자유국민사는 '후테호도'가 올해 유행어 선호도 조사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시사용어집 '현대 용어의 기초 지식'을 발간하는 이 업체는 해마다 화제가 된 사건이나 발언, 유행어를 조사한다. 이를 바탕으로 해마다 12월 신어?유행어 대상(新語?流行語大賞) 시상식을 진행한다. 올해 후보작은 30개였다. 이 가운데 상위 10개가 선정됐고, 후테호도가 대상을 차지했다.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는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10부작 코미디 드라마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별안간 2024년으로 이동한 1986년 중학교 체육교사 오가와 이치로가 서로 다른 시대를 오가며 겪는 소동을 그렸다.
오가와는 2024년 기준 '꼰대' 아저씨다. 시대 변화에 적응 못 하는 오가와는 버스에서 담배를 피우는 등 부적절한 꼰대 행동과 말투 때문에 종종 면박을 받는다. '힘내라고 하면 안 되나요?' '읽씹하면 안 되나요?' '옛날이야기 하면 안 되나요?' 등 회차별 제목부터 드라마가 시대적 가치관의 차이를 다루고 있는 점을 알 수 있다. 일본 언론들은 드라마 제목이 유행어 대상에 선정된 배경으로 작품의 힘에 주목하고 있다. 회마다 다루는 세대별 문화나 사건은 시청자들에게 세대 간 차이를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줬다고 분석했다.
상위 10위권에는 스포츠 관련 유행어가 눈에 띄었다. 미국 메이저리그 LA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달성한 '50-50(50홈런 50도루)'가 10대 유행어로 뽑혔다.
파리올림픽 창던지기 금메달리스트 기타구치 하루가의 '명언을 남기지 못했다(名言を?せなかった)'도 선정됐다. 기타구치는 금메달을 딴 직후 인터뷰에서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표현 못해 "명언을 남기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는데, 이 발언이 오히려 화제를 모았다. '초로 재팬(初老ジャパン·쇼로우 자판)'은 파리올림픽 종합마술 단체전에서 92년 만에 동메달을 딴 팀의 애칭이다. 팀원 4명의 평균 연령이 41.5세여서 초로(初老)가 붙었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급부상한 범죄 아르바이트 '야미바이토'의 반대인 '화이트 안건(ホワイト案件·화이토 안켄)'도 뽑혔다. 화이트 안건은 범죄가 아닌 일을 가리킨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모집하는 아르바이트 정보가 범죄와 관련이 없다는 점을 알릴 때 사용하는 단어다. '이금문제(裏金問題·우라가네 몬다이)'는 지난해 불거진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 내 주요 파벌의 비자금(裏金) 스캔들을 가리킨다.
이외에 취미나 관심이 같은 집단을 일컫는 '경계(界?·카이와이)', 20년 만에 새로운 디자인으로 발행된 '신지폐(新紙幣·신시헤이)', 일본의 힙합 듀오 Creepy Nuts(크리피너츠)의 히트곡 'Bling-Bang-Bang-Born', 거액 사기 사건을 주제로 한 드라마 '지면사들(地面師たち)' 극중의 대사인 '이제 됐죠(もうええでしょう)'도 상위 10위 단어에 선정됐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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