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한덕수와 긴급 회동
탄핵 찬성 與의원도 반대로 선회
민주당 "탄핵 반대는 을사오적"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을 6시간 앞둔 7일 오전 11시 국회에는 싸늘한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대국민담화에서 "당과 정부에 임기 포함 정국 안정 방안을 우리 당(국민의힘)에 일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검은색 정장에 검은색 타이 차림으로 현재 심경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한동훈 대표는 윤 대통령의 '조기 퇴진'을 언급했다. 한 대표는 잠시 국회에서 열리는 국민의힘 의원총회장을 방문했고, 곧장 한덕수 국무총리를 찾아 향후 국정운영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정치권에서는 한 대표가 탄핵보다는 책임총리제나 임기 단축 개헌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던 의원들도 한 대표의 뜻을 따라 탄핵 반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급격히 단일대오가 형성되고 있다.
여권 내 최다선(6선)이자 친한계 좌장 격인 조경태 의원도 기존 윤 대통령 탄핵안 찬성에서 반대로 입장을 바꿨다. 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 대표가) 조기퇴진이라고 이야기했다. 그 로드맵을 대표께서 빨리 짜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연히 한 대표가 키를 쥐고 가야 될 것이다. 모든 방향성에 대해선 대표가 일임을 받아서 즉각 조치를 취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본다"고 옹호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는 반응이다. 이날 의원총회장으로 선택한 국회 로텐더홀에 다시 모여 한 대표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추운 날씨와 국가 혼란 상황을 반영하듯 검은색 코트와 검은색 넥타이 차림으로 마이크를 잡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탄핵 반대는 내란에 동조하는 행위다.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 포기하고 위헌적 독재국가로 가는 길 아니겠냐"며 "탄핵 반대는 망국의 길로 가는 을사오적 같은 길"이라고 맹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서도 "법적, 정치적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면서 임기를 이어가겠다는 것은 희대의 헛소리"라고 촌평했다. 또한 이날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이 부결된다면 11일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재발의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뿐만 아니라 윤 대통령이 '2차 계엄은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부정하는 주장들이 민주당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계엄설을 처음 제기한 김민석 의원은 "지금도 동원되지 않은, 행동부대가 아닌 드러나지 않은 기획팀이 있는데 이와 관련해 즉각 수사하고, 군 통수권을 박탈해 전시계엄 가능성을 지금 조작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의원들의 발언이 멈추자 민주당 의원 전체를 이끌고 국회 정문으로 향해 집회 중인 시민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국회 담장 주위를 돌며 시민들을 독려했다. 의원들 상당수는 시민들이 외치는 '윤석열을 탄핵하라' 구호에 맞춰 주먹을 흔들며 '탄핵하자'고 연호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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