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치아 전설' 정호원(38·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체육회)이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개인 통산 네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호원의 우승으로 한국은 패럴림픽 10회 연속 금메달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정호원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1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보치아 남자 개인전(스포츠 등급 BC3) 결승에서 대니얼 미셸(호주)을 5대2로 꺾었다.
패럴림픽은 신체적 장애가 있는 선수들이 참가하는 국제 스포츠 대회다. 보치아는 올림픽에 없고 패럴림픽에만 있는 종목으로, 뇌성마비 중증장애인들을 위해 고안됐다. 보치아는 1984 LA 패럴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뇌성마비 1등급과 2등급 선수와 뇌성마비 장애를 갖지 않은 운동성장애를 가진 선수만 참가할 수 있다.
가로 6m, 세로 12.5m 경기장에서 적색구와 청색구를 6개씩 던져 흰색 표적구에 더 가까이 붙인 공을 점수로 계산한다. 4엔드(단체전 6엔드)로 승부를 가린다. 손으로 굴리거나 발로 차고, 도구를 이용해도 된다.
정호원은 손으로 투구하지 못하는 BC3등급에 출전했다. 선수들은 막대를 사용해서 경기 보조자가 홈통(공을 굴릴 수 있게 만들어진 기구)의 높이와 각도를 조절해주면 공을 굴린다. 정호원은 입에 막대를 물고 경기에 임한다. 정호원은 2008 베이징 패럴림픽을 시작으로 이번 파리 대회까지 5회 연속 출전했다. 2008 베이징(페어), 2016 리우(개인전), 2020 도쿄(페어)에 이어 네 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정호원은 생후 100일 무렵 뇌성마비 1급 장애를 얻었다. 어머니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침대에서 떨어지면서 뇌를 다쳤다. 열두 살인 1998년 시작한 보치아는 그에게 새 삶을 줬다. 체육 선생님은 정호원에게 보치아를 한번 해보라고 권유했다. 장호원은 입문 4년 만인 2002년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후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는 패럴림픽 최다 메달 기록(7개, 금4·은2·동1) 보유자이기도 하다.
선수로서의 삶이 쉽지만은 않았다. 리우 패럴림픽 이후 메달을 딴 뒤 받은 포상금(9000만원)으로 기초생활 수급권이 박탈돼 생활고를 겪었다. 다행히 강원도에 보치아 실업팀이 생기면서 정호원은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정호원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호원은 "2관왕에 오르는 게 최종 목표다. 통산 5개째 금메달을 채우고 싶다"고 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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