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운 장애인주차증에 자기 차 번호 '쓱'…징역형 잇따라
공문서 위변조…징역형 집행유예
작고 시아버지 주차증 사용 60대도 집유
우연히 습득한 타인의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증에 자기 차량 번호를 적어 사용한 이들이 잇따라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길호 판사는 공문서변조·변조공문서행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주부 A씨에게 최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같은 법원 형사16단독 이경선 판사도 공문서위조·위조공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된 60대 주부 B씨에게 같은 형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12월께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증을 우연히 발견해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0월 그는 서울의 한 백화점 주차장에서 차량을 장애인 주차구역에 편하게 주차하기 위해 가지고 있던 주차증에 손을 댔다. A씨는 검은색 펜으로 주차증에 자신의 차량 번호를 쓰고, 운전석 쪽 유리에 부착했다가 적발됐다.
B씨는 작고한 시아버지의 국가유공상이자 주차증을 위조해 사용했다. 시아버지가 사망하면서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할 수 있는 이 증명서는 무효가 됐는데도 B씨는 2022년 1월 시아버지 차량번호를 지운 뒤 자신의 차량번호를 대신 적었다. 그 후 B씨는 지난해 3월 서울 강남의 한 장애인 주차구역에서 이 주차증을 자신의 차량 앞에 비치하고 주차했다가 걸렸다.
타인의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증 사용은 엄연히 공문서를 위·변조한 범죄 행위에 해당한다. 장애인 주차증은 지방자치단체가, 국가유공상이자 주차증은 국가보훈처(부)가 각각 발급해주기에 행정기관이 공무상 작성한 문서인 '공문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타인에게 발급된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증의 표기 내용을 바꾸면 공문서 위·변조가 된다.
형법상 공문서 위·변조죄의 법정형은 징역 10년 이하로 벌금형이 없다. 또 미수범도 처벌이 가능하다. 이러한 주차증 관련 범죄는 대체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된다. 공무원이라면 당연퇴직 사유고, 일정 기간 재임용도 불가능하다.
지난해 10월에도 거주지에 주차 공간이 부족해지자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하기 위해 지인으로부터 장애인자동차표지를 건네받아 붙인 5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해 10월21일 춘천지법 형사1단독 송종선 부장판사는 공문서위조와 위조공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된 C씨(52)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C씨에게 사망한 아버지의 장애인자동차표지를 건네준 D씨(55)에게는 공문서위조 혐의만 적용해 징역 3개월을 내렸다.
C씨는 2022년 11월 D씨에게 "거주지에 주차장이 부족하다"며 "관리인으로부터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해도 된다고 허락받았는데, 장애인자동차표지를 차에 붙이면 신고가 안 될 것 같다"고 말해 장애인자동차표지를 건네받았다. D씨가 건넨 장애인자동차표지는 작고한 그의 아버지가 생전에 차량에 붙였던 것이었다. C씨는 표지에 적혀있던 차량번호를 지우고 자신의 차량번호를 쓴 다음, 같은 달 14일부터 이듬해 1월3일까지 자신의 BMW 승용차에 부착해 차를 몰고 다니며 장애인주차구역에 주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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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범행은 공문서의 공신력을 저해하는 행위로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형 이유에 대해 "범행 동기와 수단, 결과, 범행 횟수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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