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귤값에 군침만…신선식품지수 32년만에 최대폭 증가(종합)
통계청 2월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
농산물값 고공행진에 소비자물가 3%대 재진입
신선과실 41%올라…귤 78.1%·사과71.0%↑
최상목 "원료값 하락 땐 가격 다시 내려야"
농산물값 고공행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 유가 상승이 겹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다시 3%대로 올라섰다. 기상 악화가 지속하면서 채소 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신선과실은 전년보다 41.2% 올라 32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올랐다. 지난해 8월(3.4%) 이후 5개월 연속 3%대를 유지하던 물가는 지난 1월 2.8%로 내렸다가 3%대에 재진입한 것이다.
소비자물가를 다시 3%대로 끌어올린 데에는 농·축·수산물이 11.4% 오른 영향이 컸다. 특히 농산물은 전년 같은 달보다 20.9% 상승해 전체 물가에서 0.8%포인트를 끌어올렸다. 2011년 1월(24%) 이후 최대치로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귤(78.1%), 사과(71.0%), 배(61.1%) 가격이 크게 뛰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노지 귤은 2월 출하량 감소와 함께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과실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0% 폭등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 물가를 반영하는데, 2020년 9월(20.2%)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아몬드를 제외한 과일류인 신선과실은 41.2% 올랐다.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 만에 최대치다. 신선채소도 12.3% 올라 지난해 3월(13.9%) 이후 1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공 심의관은 “전년에 작황이 좋아 과일값이 낮았던 기저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1월 중순부터 상승한 국제 유가도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줬다. 석유류 물가 하락 폭은 전월(-5.0%)보다 축소된 -1.5%에 그쳤다. 전체 물가 기여도도 1월 -0.21%포인트에서 -0.06%포인트로 줄었다. 국제유가는 최근 중동지역 불안과 함께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의 자발적 감산 연장 조치로 변동성이 커졌다. 두바이유 기준으로 2월 평균 80.9달러, 3월4일 기준 81.6달러를 기록했다. 전기·가스·수도도 4.9% 상승했다. 전기료가 4.3%, 도시가스가 5.6%, 지역난방비가 12.1%, 상수도료가 2.7% 올랐다. 서비스 물가 역시 전년 같은 달보다 2.5% 상승했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2.6% 올랐다. 전달과 같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보다 2.5% 상승했다. 이 역시 전달과 같다. 구매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많은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3.7% 올랐다.
최상목 "2%대 조속히 안착될 수 있도록 총력 다하겠다"
정부는 2%대 물가를 안착시키기 위해 범부처 총력 대응 체계를 지속하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최근의 물가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여 2%대 물가가 조속히 안착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며 "3~4월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 역대 최대 수준인 600억원을 투입해 사과·배 등 주요 먹거리 체감 가격을 최대 40~50% 인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오렌지, 바나나 등 주요 과일을 직수입해 저렴한 가격으로 시중에 공급하고, 수입과일 3종에 대해 추가 관세 인하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날부터는 비상수급안정대책반을 즉시 가동해 품목별 동향을 일일 모니터링한다.
석유류 가격과 서비스 가격 단속에도 나선다. 최 부총리는 "석유류, 서비스 등 불안 품목에 대해서는 각 부처가 현장점검 등을 통해 물가안정 분위기를 확산시켜 나가겠다"면서 "석유류 불법·편승 인상이 없도록 범부처 석유시장점검단이 매주 전국 주유소를 방문해 가격을 점검하고 있으며, 학원비의 경우 지방자치단체별 교습비 조정기준을 위반할 경우 과태료 부과 등 엄정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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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는 적극적인 물가안정 동참을 촉구했다. 최 부총리는 "국제곡물가격이 하락해도 식품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물가 상승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원료값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했다면 원료 가격 하락 땐 제때, 그리고 하락분만큼 내려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경영활동"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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