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거부권 행사 건의…"독소조항 문제 있어"
野, 재협상 거부…이재명 "거부에만 힘 쏟나"
尹, 거부권 행사 땐 5번째…민심 악영향 우려

여야가 이른바 '이태원특별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를 놓고 다시 충돌했다. 대통령실은 법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고민이 깊다. 연초부터 '쌍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가족 방탄'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태원특별법에 대해서도 재의를 요구할 경우 총선을 앞두고 악영향이 예상된다.


이태원특별법은 19일 국회의장 결재 등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법제처로 이송될 예정이다. 이후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안이 의결되면 윤석열 대통령은 재가 여부, 즉 거부권을 행사할지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가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이태원참사특별법 공포 촉구 비상행동 집회에서 유가족들이 삭발식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가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이태원참사특별법 공포 촉구 비상행동 집회에서 유가족들이 삭발식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AD
원본보기 아이콘

국민의힘은 전날 의원총회를 열고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했다. 이태원특별법의 국회 처리 과정이 야당에 의한 '입법 폭주'였고, 총선 영향을 노린 '강행 처리'라는 입장이다. 특히 특별조사위원회 구성 요건이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면서, 민주당에 재협상을 제안했다. 특조위가 불송치 또는 수사 중지된 사건 기록까지 열람할 수 있도록 한 '독소조항'을 빼고 다시 협상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여당의 제안을 '말장난'으로 규정하며 재협상 제안을 거부했다. 이미 국회의장 중재안을 놓고 협상을 거치면서 여러 차례 양보했지만 국민의힘이 합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이태원특별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 같다"며 "대체 거부 말고 이 정부가 하는 게 무엇인가, 거부가 아니라 무엇을 할지 내놓으라"고 반발했다.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10·29 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이 통과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10·29 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이 통과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

야당의 반발에도 대통령실은 이태원특별법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법안의 문제점은 분명하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할 사안으로, 관련 부처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AD

다만, 앞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등과 결이 다른 점은 변수다. 이태원특별법을 논의하기 시작한 배경에는 여야 모두 '국가적 재난'이라는 공통된 인식이 존재했던 만큼 거부권 행사가 국민 정서에 반할 수 있어서다. 쌓이는 '거부권'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쌍특검법'을 포함해 취임 이후 4차례, 법안 수로 8건 거부권을 행사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