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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 급감하고 임금상승폭 둔화...美노동시장 냉각 시그널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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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미국의 강한 경제를 떠받쳐온 노동시장에서도 냉각 시그널이 잇달아 확인되고 있다. 노동시장의 수요 흐름을 보여주는 구인 규모는 2년7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인플레이션을 부추겨온 임금 상승폭은 둔화했다. 이는 모두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상반기 중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에 한층 무게를 더하는 시그널들이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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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JOLTs)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신규 채용공고 건수는 873만건으로 전년 대비 약 61만건 감소했다. 이는 다우존스의 추정치 940만건을 훨씬 하회하는 수치이자 2021년3월 이후 최저치다. 전체 공고에서 채용공고의 비중은 5.3%로 직전달(5.7%)보다 줄었다. 구직자 1인당 일자리도 지난해 2.0개에서 약 1.3개까지 감소했다.


코메리카은행의 빌 아담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뜨거웠던 노동시장이 확실히 냉각되고 있다"면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고용과 사직 급증으로 임금 인상이 급격히 가속화됐던 광란이 끝났다"고 말했다. 인력관리회사 UKG의 노아 요시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메모를 통해 "구인 냉각이 지속되는 등 연착륙 경로의 진전을 시사한다"며 "노동시장 수급 균형이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채용공고 감소는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Fed가 원하는 노동시장의 점진적 냉각"이라며 "Fed로선 환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노동시장 과열이 식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시그널은 줄어든 신규 채용공고만이 아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개 차트로 보는 노동시장 약화 징후' 기사를 통해 ▲미국의 구인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 외에도 ▲근로자들이 쉽게 퇴사하지 않으며 ▲임금 상승폭은 둔화하고 ▲새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이 커지고 있고 ▲채용 속도도 느려지고 있다고 5가지 시그널을 짚었다.


이날 공개된 보고서에서 노동시장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자발적 퇴직자 수는 360만명으로 직전월과 큰 차이가 없었다. 10월 자발적 퇴사율은 직전월과 동일한 2.3%를 기록해, 지난해 4월 3% 고점에서 완만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WSJ는 "경제학자들은 퇴사율이 떨어지는 것을 근로자들이 노동시장에 대해 덜 확신하거나, 현 위치에 더 만족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빈 일자리와 실업 간의 반비례 관계를 보여주는 베버리지곡선 또한 팬데믹 이전 수준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이에 대해 WSJ는 "노동시장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신호를 더해준다"고 평가했다.

임금 상승폭도 둔화하고 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평균 시간당 임금상승률은 10월 기준 5.2%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6.7%로 고점을 찍은 후 작년 10월 6.4%, 올해 2월 6.1%, 6월 5.6%로 점점 내려가는 추세다. 기업 및 고용주들로선 구인난 속에서 직원을 고용하기 위해 임금을 올릴 필요가 줄어든 셈이다. 이러한 흐름은 다른 데이터들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된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 7% 수준이었던 여가 및 접객업의 임금상승률은 10월 4.5%까지 떨어졌다. 웰스파고의 팀 퀀란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 경직이 완화하면서 임금 상승 압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0만건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19~25일 기준으로 공개된 계속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8만6000건 늘어난 192만7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1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그만큼 기존 실직자들이 일자리를 새로 구하는데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제 시장의 눈길은 오는 8일 공개되는 11월 고용보고서로 쏠리고 있다. 이는 누적된 긴축 여파로 노동시장 과열이 식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지표로 손꼽힌다. Fed는 그간 노동시장의 초과수요에 따른 임금 상승이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관련 보고서를 주시해왔다. WSJ는 올 들어 공개된 고용보고서를 기반으로 지난 10월까지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매달 평균 23만9000개 추가되는데 그쳤다는 점을 강조하며 "채용속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2년 월 평균 40만개 안팎이었음을 고려할 때 확연히 둔화한 수치다. 현재 월가에서는 11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19만명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오는 8일 고용보고서에서도 노동시장 둔화가 재확인될 경우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감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스튜어트 폴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이 완화하고 경제활동이 둔화하고 디스인플레이션이 단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Fed가 내년 1분기 말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시장에서는 다음주 열리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금리 동결이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이달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9.9% 반영하고 있다. 내년 1월까지 동결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도 85%를 웃돈다. 이후 내년 3월 또는 내년 5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하할 가능성은 각각 64%, 90%를 웃돈다. 다만 현지 언론들은 제롬 파월 Fed 의장으로선 자칫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치솟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에 선을 그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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