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에 베팅? 금리 상승 때마다 채권 분할 매수
긴축 기조 마무리 단계…기준금리 당분간 현 수준 유지 전망
일러야 내년 하반기 이후 금리 인하…물가 등 경제지표가 영향력 클 듯
앞으로 국내 채권시장은 통화정책보다 미국의 물가 추이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다. 사실상 긴축 기조가 마무리된 가운데 기준금리가 상당 기간 현재의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물가 등 경제지표 둔화 여부가 채권 금리 추가 하락(채권 가격 추가 상승)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달 30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2.9bp(1bp=0.01%포인트) 상승한 3.583%에 마감했다. 3년물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가 열린 오전에는 하락했지만 오후 들어 오름세로 돌아섰다. 10년물은 5.8bp 오른 3.699%에 마쳤다. 국내 채권시장은 11월 중순 이후 강세장으로 반전한 상황이다. 주요 구간 국고채 금리는 최근 6개월 고점 대비 50~80bp 하락했다.
채권시장은 통화정책보다 경제지표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통화정책 측면에서 최근 금리 급락을 연장할 재료가 없는 상황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는 금통위 간담회에서도 드러났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에서 긴축 기간과 관련해 "현실적으로 6개월보다 더 길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의 기준금리(3.50%)를 최소 6개월 이상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이어 "물가상승률이 2%까지 수렴하는 기간을 내년 말이나 2025년 초반 정도로 예상한다"며 "미국보다는 2%로 빨리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종합하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없고, 금리 인하도 일러야 2024년 하반기 이후에 가능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채권시장은 경제지표 가운데 특히 물가에 주목한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이는 9월 상승률(3.7%)과 시장 예상치(3.3%)를 모두 밑도는 수치였다. 이런 가운데 11월 미국의 물가가 전월보다 마이너스(-)로 반전하면 미국 채권의 금리가 추가 하락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현재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2%를 하회하고 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상승률이 전월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미국의 물가가 연준의 목표치로 다가가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게 된다"며 "금리 인하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 채권시장이 미국과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 채권시장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반대로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Fed) 목표와 멀어질 경우 '강세 속도 조절론'이 제기될 수 있으므로 국내 채권금리도 연말 거래량 부진과 맞물려 현 수준에서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금리 인하를 예상해 적극 투자에 나서기보다 금리 상승 때마다 분할 매수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도 "기준금리가 3.5%로 유지된 1월 이후 국고 3년물과 10년물 평균은 각각 3.59%, 3.67%였고 현재는 그 평균 수준을 다시 하회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간 금리 하락이 과도하게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 인하 시점까지 반년 이상 남은 점을 고려하면 금리 하락을 쫓기보다는 금리 상승 때 매수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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