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파 의원모임 발족…'기시다 비판' 스가 요시히데 배후
현직 장관도 모임 만들어…흔들리는 기시다 리더십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역대 최저 지지율을 기록하고 정치자금법 위반 논란 등으로 또다시 리스크를 맞은 가운데, 고이즈미 전 총리의 차남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평소 기시다 총리에 비판적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를 배후에 두고 초당파 의원 모임을 설립했는데, 사실상 '포스트 기시다'를 노린 세력 확장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아사히신문은 지난 22일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초당파 의원 모임인 '라이드 셰어 연구회'를 발족했다고 보도했다. 택시 운전사 인력 부족 등을 해결하기 위해 승차 공유 규제 개혁을 논의하겠다는 취지다.

라이드셰어 연구회에서 발언 중인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사진출처=NHK)

라이드셰어 연구회에서 발언 중인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사진출처=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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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임을 뒤에서 지원하는 사람은 기시다 총리와 거리를 두고 있는 스가 전 총리다. 그는 승차 공유 허가의 필요성을 최근 줄곧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모임이 초당적 성격으로 정권에 비판적인 야당 의원까지 참여하게 되면서, 일본 언론들은 내년 자민당 총재 선거를 의식한 움직임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재선을 노리고 있지만, 세력을 확장해 이 자리를 빼앗고 본인이 우두머리로 오르겠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모임 첫날에는 자민당, 공명당 이외에도 입헌민주당이나 일본유신회 등 야당 의원들도 `참석했다. 기시다 총리에게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한 일본유신회 고위 관계자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참여를 제안했다"고 귀띔했다.

발족식에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교통 난민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원들, 택시업계와 국민들의 불안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논의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는 어디까지나 순수한 의원 연구회라는 입장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무엇보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승차 공유 논의를 시작한 시점이 스가 전 총리와 일치한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으로 제기됐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승차 공유 도입 필요성을 꺼낸 시기는 8월로, 이 당시 스가 전 총리는 지방 강연에서 같은 주장을 펼쳤다. 10월에는 국토교통성을 방문해 직접 관계자 면담도 진행했다. 같은 시기 스가 전 총리는 직접 기시다 총리에게 논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스가 전 총리를 등에 업고 기시다 총리의 자리를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기시다 총리는 이후 국회 연설에서 "일본판 승차 공유 도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사실 반(反) 기시다파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는 고이즈미·스가 두 사람에 대한 경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라이드 셰어 회의에 참석한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사진출처=NHK)

라이드 셰어 회의에 참석한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사진출처=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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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러한 '포스트 기시다' 세력 구축을 위한 의원 연맹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도 최근 자신의 연구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는 현직 장관이 사실상 총리를 겨냥한 칼을 빼든 행위로 해석되면서 자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기시다 총리의 고전하는 지지율이 돌파구를 찾지 못한데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검찰이 움직이는 등 악화 일로를 걸으면서 이같은 신세력 확장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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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이같은 당내 비판을 의식한 듯 모임 후에는 말을 아꼈다. 그는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 지지도가 높게 나왔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오늘은 승차 공유를 논의했으니 승차 공유에 대한 질문만 해달라"고 강조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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