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517만대 판매
반기 실적 기준 최고치
생산량증가·하이브리드 인기 영향
순이익 2조5800억엔 전망

30년간 침체기를 겪던 일본 경제가 최근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본 상장사들의 실적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아사히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들은 일본의 상장사들이 2023년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에 무려 43조7000억엔(약 394조4143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5% 증가한 규모입니다.


이 가운데서도 도요타 자동차의 성장세는 유독 돋보입니다. 도요타는 올 상반기에만 창립 이래 사상 처음으로 500만대가 넘는 차량을 판매했습니다. 도요타의 지난해 차량 판매 대수는 총 960만대로, 반기 만에 전년도 판매량의 반 이상을 판매한 셈입니다. 도요타가 이렇게 막대한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사토 코지 도요타자동차 신임 사장(가운데)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사토 코지 도요타자동차 신임 사장(가운데)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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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상반기 500만대 판매…반기 실적 기준 역대 최고치

도요타는 지난 30일 2023회계연도 상반기(4~9월)에 총 517만2387대의 차량을 판매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 대수 대비 9%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반기 실적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입니다. 종전 최고 기록인 2019년 상반기 495만대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프리우스 5세대 [이미지출처=도요타 홈페이지]

프리우스 5세대 [이미지출처=도요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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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해외 판매 대수가 438만2219대로 전년 동기 대비 6%가 증가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북미와 유럽의 판매 대수가 각각 9%, 7% 증가하면서 글로벌 차량 판매량 증가세를 이끌었습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태국과 인도네시아의 경우 지난해보다 판매 대수가 떨어졌지만, 인도에서 무려 24%나 늘었습니다. 중국은 경기 침체와 비야디 등 국내 전기차 업체의 약진 영향을 받긴 했지만 하이브리드 부문에서 판매 대수가 늘면서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했습니다. 일본 국내 판매량은 전년 대비 34% 증가한 79만168대를 기록했습니다.


美 공장 생산량 늘고 수요 증가…하이브리드 차량 인기도 한몫

도요타가 힘찬 도약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생산량 증가와 하이브리드 시장의 성장세가 원인으로 자리합니다.

우선 코로나19로 촉발된 차량 반도체 수급 문제가 해결되면서 생산량을 500만대 넘게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4월부터 9월 사이에 생산된 차량 대수는 총 508만8248만대로, 전년 대비 12.8%나 증가했습니다. 도요타의 판매 대수와 생산량이 동시에 500만대를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위치한 도요타자동차의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 공장.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위치한 도요타자동차의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 공장.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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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도요타의 이 같은 성과를 단순히 반도체 수급 해결에 따른 반사효과로만 치부할 수는 없습니다. 북미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생산시설을 확충하려 했던 도요타의 부단한 노력도 생산량을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현재 도요타는 북미 내 생산 거점 4곳에 각각 완성차 부품 공장 12곳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량을 늘리고 본격적으로 전기차 생산에 나서기 위해 이 4곳의 거점에 총 3억8000만달러를 투자했습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도요타가 북미 지역에서의 설비 확충이 전체 생산량 증가를 견인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미국에서 신차 수요가 폭증하면서 늘어난 물량이 빠르게 팔려나갈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 당시 부품공급난으로 차를 사지 못했던 소비자들이 시장에 몰려들면서 올해 3분기 미국의 신차 판매량은 급증했습니다. 이번 분기 미국에서 판매된 신차는 39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습니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도 도요타의 실적 개선을 논할 때 빠뜨릴 수 없는 요인입니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는 최근 전기차 인기가 주춤하는 대신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장기간 충전을 해야 하는 데다 충전소 부족 문제 등으로 전기차보다는 하이브리드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입니다.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가 평균 1만달러 이상 비싸다는 점도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글로벌 데이터는 글로벌 하이브리드 차량 수요가 2025년 806만대로 전년(370만대) 대비 85%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하이브리드 시장의 60%를 장악하고 있는 도요타에는 이 같은 추세가 호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올해 도요타는 미국 시장에서만 하이브리드 차량을 60만대가량 판매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년도 판매 대수 대비 7.5%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에 도요타는 전기차에 올인하겠다는 기존 전략을 수정해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량을 두배 늘리는 등 '양손잡이'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를 전기차 전환의 다리로 삼아,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서겠다는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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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효과로 이익 증폭…순이익 2조5800억엔 달성 전망

도요타의 호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일본 엔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하락하면서 엔저 효과로만 8900억엔의 추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입니다. 도요타는 올해 순이익이 전년도 보다 5.2% 늘어난 2조5800억엔을 찍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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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전기차 전환은 다른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 뒤처졌지만, 도요타는 현재 여느 기업 못지않은 장밋빛 전망을 그리고 있습니다. 다만 도요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향후 전기차 중심으로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바뀌는 시점이 다가올 텐데 현재 도요타는 이 시장에서 좀처럼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요타는 2030년까지 전기차 개발에 5조엔을 투입하고 350만대의 판매량을 하겠다고 목표를 내건 상황입니다. 도요타가 앞으로도 장밋빛 미래를 그려가려면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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