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옥시아-웨스턴디지털 통합 불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리스크 줄여
D램보다 더딘 낸드플래시 업황 회복
4분기 낸드 가격 상승 전망 나와
지난주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의 경영 통합 논의가 무산됐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니혼게이자신문(닛케이) 등 일본 매체들은 웨스턴디지털이 키옥시아에 관련 협상을 중단하겠단 내용을 통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키옥시아 최대 주주(미국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한 한미일 컨소시엄)와 한미일 컨소시엄에 투자한 SK하이닉스가 협상에 이견을 보이면서 불발됐다는 설명도 했습니다.
이번 통합 논의는 메모리 반도체인 낸드플래시 업계 판도를 뒤집을 수 있던 빅딜(Big Deal)이었습니다. 낸드 업계 2위 키옥시아와 4위 웨스턴디지털의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1위인 삼성전자를 넘어설 정도였기 때문이죠. 3위인 SK하이닉스가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데에도 난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이번 합병이 불발된 것을 두고 국내에서 다행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로선 리스크를 줄인 셈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상황은 아닙니다. 또 다른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비교해 낸드 업황 회복이 더디기 때문입니다. D램의 경우 메모리 업계 감산 효과와 함께 일부 제품 가격이 오르고 시장 재고가 줄어드는 등 긍정적인 시장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이 과정에서 3분기에 적자 폭을 1조원 넘게 줄이고 D램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답니다.
낸드는 아직 재고 수준이 높다 보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레거시(구형) 제품을 중심으로 감산 규모를 늘린 상태입니다. SK하이닉스는 26일 3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낸드는 보수적 생산 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예정"이라며 "지난해 4분기 캐파(생산능력) 수준까지 도달하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다음 날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반도체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낸드 흑자 전환은 내년 상반기까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6월쯤이 체크 포인트일 것"이라고 했죠.
물론 시장에선 긍정적인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에 낸드 고정거래가격(기업 간 거래 가격)이 전분기보다 10~15% 오른다고 예상했습니다. 메모리 업계 감산 확대와 가격 인상 시도에 더해 최근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낸드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뛸 것으로 본 겁니다.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지난해 6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던 낸드 고정거래가가 연내 처음으로 반등하게 됩니다.
증권가 전망도 비슷합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3분기 실적 발표 관련 보고서에서 "낸드 적자는 큰 폭으로 개선되지 않았지만 가격 하락이 멈추고 있다"며 "다음 분기(4분기)부터 낸드도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 역시 "4분기에는 감산이 확대되고 있는 낸드 제품 가격 반등이 예상된다"고 했죠.
당장 내일은 삼성전자 3분기 실적을 뜯어봐야 합니다. 11일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가 31일엔 반도체(DS부문)를 포함한 사업별 세부 실적을 공개하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DS부문에서 3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봅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6% 상승하고 낸드 ASP는 1%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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