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 "獨 침체 구조적 문제…'유럽의 병자' 피할 수 없어"
독일 최대은행인 도이체방크의 크리스티안 세빙 최고경영자(CEO)가 "독일 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유럽의 병자(Sick man of Europe)'가 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고 직격했다.
그는 20일(현지시간)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연례 금융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유럽의 병자가 아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구조적 약점을 해결하지 않으면 유럽의 병자가 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이던 독일이 졸지에 병자 논란의 중심에 선 배경으로 높은 제조업 비중, 뒤처진 첨단 IT부문 경쟁력, 높은 대외 에너지 의존도, 낡은 인프라, 고령자·비숙련 노동시장 구조, 과도한 관료주의 등을 꼽았다.
이러한 경제 상황은 단기에 개선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들로 동·서독 통일 후유증으로 장기 침체를 겪던 1990년대의 유럽의 병자로 다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인프라가 취약한 독일은 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뒤처진 전기차 전환으로 과거 내연기관차 시대의 지배적인 위상을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앞서 주요 경제기관들은 독일이 올해 주요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7월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WEO) 보고서에서 독일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3%로 제시하며, G7 국가 중 유일하게 역성장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2개 분기 연속 역성장한 후 올 2분기 성장률(0%)이 제자리걸음을 했다.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 공급망 등의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독일 경기는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최대 수입국인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가스공급이 중단됐고, 최대 교역국인 중국발 수요 감소에 따른 교역 둔화로 제조업에 직격탄을 입었다.
고물가에 따른 민간 소비도 감소하고 있다. 독일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동기 대비 6.7% 올랐다. 에너지 대란으로 급등했던 지난해 하반기보다는 낮지만 1%를 밑돈 3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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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은 "구매력 저하로 민간 소비가 줄어들면서 정부 지출도 감소했다"며 "고금리로 인해 민간의 소비 여력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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