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좌파업' 87년 밀봉 벗긴 UAW
1936년 GM노조 연좌파업이 원조
미국 자동차 노조의 사상 첫 동시 파업은 '파업 방식'에 있어서도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완성차 업계의 적기 생산 방식을 타깃으로 하는 이번 파업으로 제2의 반도체 대란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조(UAW) 위원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파업 돌입 직전에 "우리는 (제너럴모터스(GM)·포드·스텔란티스 등) 사측이 본 적 없는 방식의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협상 결렬 시 개별 공장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련의 작업 중단을 통해 혼란을 만들어낼 전략"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곳을 타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예고한 대로 이틀 뒤 3사 노조는 미 전역의 70여곳의 공장 중 단 3곳의 개별 공장에서 파업에 돌입했다. 핵심 공장만을 타깃으로 파업 범위를 확대해 가는 '연속 파업(rolling strike)', '스탠드 업 파업(stand up strike) 방식이다. UAW는 협상에 중대한 진전이 없을 경우 오는 22일 오전 10시를 기해 파업 참여 공장을 추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방식은 87년 전 GM 노조의 '연좌파업'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36년 12월 미시간주 플린트 GM 공장에서 시작된 파업은 한 공장에서 다른 공장으로, 또 다른 공장으로 연쇄적으로 대상을 확대해 나갔고 휴업과 감산을 반복하던 사측은 결국 44일 만에 백기 투항했다. 이 파업은 미국 노동운동사에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남았고, 이 파업의 시발점이던 GM은 72년이 지나 파산 위기로 내몰렸다.
전문가들은 이 파업 방식이 미 완성차 업체들의 '저스트 인 타임(just-in time·적기생산)' 생산 방식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문과 거의 동시에 부품을 공급받고 있는 미 완성차 업체들에겐 수급 불안이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 외신은 "팬데믹 이후 수년간 업계를 괴롭혀왔던 반도체 대란 당시의 생산 차질이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릭 고든 미시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사측은 공급망 윗단과 아랫단 어디에서 문제가 발생할지 예측이 불가능해져 큰 혼란에 놓일 수 있다"며 "이것이 바로 UAW가 목표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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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UAW와 3사 양측의 입장차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파업을 종식시킬 협상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임금 인상과 관련해 사측은 17.5~20%의 인상률을 제시해 노조(36%)와의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이 밖에도 조합원의 연금·의료 혜택 강화, 주 4일 근무를 포함한 유급휴가 일수 확대, 임시 직원 채용 제한,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일자리 보전 등도 협상의 걸림돌로 남아 있다. 자동차 분석업체 S&P 글로벌 모빌리티는 UAW의 파업에 따른 하루 차량 생산 손실을 약 3200대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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