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임단협 잠정합의안 투표 가결
찬성 58.8%로 과반 넘겨
정년연장 의제 결정 미뤄…기본·성과급 역대 수준 제시
현대차, 파업 리스크 해소로 3분기 실적 전망 '맑음'
현대자동차 노사가 마련한 올해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 노동조합 찬반 투표에서 절반을 넘기며 가결됐다. 오랜 교섭의 결과물인 이번 합의안이 통과되면서 현대차는 가까스로 대규모 파업을 피했다. 잠재적인 파업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올해 3분기 현대차 실적 '피크아웃' 우려도 사라졌다.
19일 현대차 노조는 지난 18일 조합원 4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올해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2만2000여명(58.8%)이 찬성표를 던져 안건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올해 잠정합의안을 보면 현대차는 기본급 11만1000원(호봉승급분 포함)을 인상하고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300%+800만원을 주기로 했다. 기본급과 성과급 모두 역대 최대 규모의 인상이다. 여기에 특별격려금 250만원, 연말 사업목표 달성 격려금으로 기본급의 100%를 주고 주식·상품권도 지급한다.
이번 합의안이 가결된 배경에는 기술직의 높은 투표율이 있다. 일반·연구직에 비해 연령대가 높은 기술직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정년 연장 논의를 향후 다시 하겠다고 노사가 의견을 모았기 때문이다. 앞서 사측은 정년 연장에 대해 단호하게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합의안에서는 정부 정책 등을 고려해 논의를 이어가자고 한발 물러섰다. 또한 기술직 800명을 신규충원하고 기본급·성과급 지급 수준을 역대 최대로 제시했다는 점도 찬성표를 이끌어냈다.
또한 이번 합의안에는 첨단 제조 공법인 '하이퍼캐스팅'을 2026년부터 도입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이퍼캐스팅은 차체 부품을 일일이 용접·조립하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차체를 찍어내는 방식이다. 노사가 궁극적인 전기차 원가 절감을 위해 외부에서 신제조 공법을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차는 이번 합의안 가결로 올해 사업에서 가장 큰 리스크를 제거했다. 업계는 최근 전기차 판매 증가가 둔화된데다 파업 전운까지 드리워진 현대차의 올해 3분기 실적 '피크아웃(정점 통과)'을 걱정했다. 2016~2017년과 같은 대규모 파업이 발생할 경우 1조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현대차 노사가 추석 전 협상 타결을 이루면서 현대차 3분기 실적도 호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물론 직전 2분기와 같은 사상최대 실적을 내기는 어렵겠지만 연간으로는 작년보다 더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를 보면 현대차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4% 늘어난 39조원, 영업이익은 123% 증가한 3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냈던 직전 분기( 4조2000억원)보다는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전년 분기 평균 2조4000억원보다는 1조원가량 많은 수준이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가 둔화되고 있지만 그 자리를 수익성이 더 높은 하이브리드가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여파로 부진이 예상됐던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도 현대차·기아는 올 상반기 8%대 점유율을 방어했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에 비해 대기수요가 줄어든 것은 맞지만 현재 대기 수요가 남아있는 차종은 고수익 차종인 하이브리드 위주"라며 "연말까지는 믹스(차종별 구성비율) 측면에서 수익성 고공행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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