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EF 가입·NATO 회의 참석
공급망 다자협력 포석
대규모 경제사절단 동행 활로 모색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들어 사실상 매월 해외 순방을 통해 각국 정상과 만났다. 미·중 무역 갈등의 교착,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세계가 분절화된 만큼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를 내기 위한 행보다.


15일 윤 대통령의 정상회담·순방을 분석한 결과 윤 대통령은 2022년 5월 취임 직후부터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58개국 정상과 총 99회를 진행했다. 해외 순방의 경우 지난해는 취임 이후 7개월 동안 총 3회 6개국(스페인·영국·미국·캐나다·캄보디아·인도네시아) 순방에 그쳤지만, 올해는 8차례 출국해 11개국(스위스·아랍에미리트(UAE)·미국(2회)·일본(2회)·프랑스·베트남·리투아니아·폴란드·우크라이나·인도네시아·인도)을 방문하는 등 2월을 제외하고 매월 해외로 나가 다자회의·양자회담 일정을 소화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8일~23일 제78차 유엔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에 방문한다. 이번 방문 기간에는 최소 30여개국 정상들과 만나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30여개국 가운데 가나(리튬·망간), 콜롬비아(원유·천연가스), 모리타니(철광석·구리), 불가리아(천연가스), 에콰도르(원유·금·은·구리·아연·니켈), 슬로베니아(석탄·납·아연) 등 자원 부국이 포함됐다.


다자회의 적극 참여·양자회담 개시… 공급망 쏠림현상 탈피 시도 본격화

윤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직후 '경제안보', '공급망 다변화'라는 깃발을 내걸고 '세계 공급망 큰손'인 중국이 반대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의 한국 참여 사실을 밝혔다. 이어 지난해 6월 첫 순방지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참가해 특정국가 중심의 공급망 수급에서 탈피하기 위한 시도를 본격화했다.

두 번째 순방인 지난해 9월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당시에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지역화·블록화에 반대하며 전 세계의 협력과 연대를 촉구하는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강조했다. 또한 윤 대통령의 캐나다(배터리 공급망 평가 세계 2위) 방문을 계기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진행한 한·캐나다 정상회의에서는 한·캐나다 전략 동반자관계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관계로 관계를 격상하는 동시에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는 올해 트뤼도 총리가 올해 5월 방한 때 '2+2 고위급 경제안보 대화' 출범, 핵심광물 공급망 MOU 체결에 합의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같은 해 11월 아세안(동아시아국가연합)·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캄보디아·인도네시아 방문 때는 대(對)아세안 공급망 확보 작전에 돌입했다. 당시 한국형 인태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 구상을 통해 아세안 국가들과 자유·평화·번영의 가치 기반 외교로 경제·문화·인적교류·지원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올해 순방 빈도 확대… 대규모 경제사절단 동행해 공급망 확보
[공급망戰]②매월 '원정대' 출격… 99회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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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서는 순방 빈도를 대폭 늘리는 동시에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동행하며 민·관 원팀 구조로 공급망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올 초 UAE 국빈방문 때는 101개 기업의 경제인 경제사절단을 대동해 공급망 협력 기반을 다졌다. UAE는 지난해 기준 석유 생산량 세계 8위의 부국으로, 당시 한국과 포괄적 전략적 에너지 파트너십(CSEP)을 통한 전략적 에너지 관계 강화를 위한 공동선언문, 한·UAE 국제공동비축 사업 MOU 등 에너지 공급망 관련 협력을 체결하는 등 윤 대통령은 300억달러(약 40조원) 투자 결정을 이끌어냈다.


윤 대통령의 지난 6월 베트남 국빈방문 당시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기업인 205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한·베트남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핵심광물센터 설립과 활용 기술 및 현지 자원산업 진출 MOU 등 111건을 체결하는 성과도 거뒀다.


유럽의회 본회의가 지난 6월 배터리 설계·생산, 폐배터리 관리에 대한 포괄적 규제를 담은 '지속가능한 배터리법'을 통과시키며 주력 산업인 배터리 관련 전 분야에 위기가 왔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7월 유럽의 전기차용 배터리 허브인 폴란드에 89명의 경제사절단과 함께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한·폴란드 정상회담을 열고 '무역투자 촉진 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하고, 교역 3배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이 참석한 한·폴란드 비즈니스포럼에서도 공급망 분야 안정성 등 협력 MOU가 맺어져 한숨 돌리게 됐다.


'가치규범 공유국' 한미일·나토·아세안과 연대로 공급망 다변화
[공급망戰]②매월 '원정대' 출격… 99회 정상회담 원본보기 아이콘

윤 대통령은 자유·인권 등 가치 규범을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공급망 연대에 외교 역량을 쏟고 있다. 산업통상통상자원부는 윤 대통령의 해외순방이 없던 지난 2월 리튬과 니켈, 희토류 등 반도체와 배터리 등의 소재로 쓰이는 핵심광물을 10대 전략핵심광물로 지정하고, 공급망 다변화 목표를 발표했다. 지난해 10대 전략핵심광물 가운데 리튬 수입은 중국(64%), 칠레(32%), 흑연 수입은 중국(94%)에 쏠려있다.


지난 3월 일본을 전격 방문한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열고, 반도체 소재 3종(불화수소·불화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 수출 제한 해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 경제안보대화 신설을 합의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총리와의 정상회의를 통해 '정보공유 확대와 잠재적 글로벌 공급망 교란에 대한 정책 공조 제고를 위한 조기경보시스템 시범사업 출범', 'IPEF 협상 타결을 위한 한미일 3국 간 공조 지속', '핵심광물 관련 3국 협력 공고화' 등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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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개최된 아세안·G20 정상회의는 윤 대통령이 한·아세안 연대 구상의 상세 내용을 공개하고, 글로벌 경제 협력을 본격화한 신호탄이라는 평가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과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서는 자동차·철강·석유화학 등 산업협력 MOU, 전기차 생태계 MOU와 핵심광물 공동연구센터 설립 MOU, 핵심광물 공급망 및 기업 투자, 촉진 협력 강화 합의각서(MoA)가 체결했다. 이 밖에도 한·아르헨티나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으로부터 현지 리튬 채굴 및 배터리 생산 제안을 받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꾸준한 정상 외교를 통해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정상회담을 하지 못했던 국가들과도 소통하며 새로운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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