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요금제 탓에 가장 비싼 국가 된 美
韓 OECD서 가장 비싸다?…"기준점 없어"

일본, 영국 등 해외에서 발표하는 국가별 통신 요금 비교 조사 결과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나라마다 다양한 요금제 유형에 대한 고려 없이 단편적으로 해석해 착시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 통신 요금이 세계 1~2위를 다툴 정도로 비싸다는 평가가 잇따라 나와 관련 정부 부처와 통신사들이 해명에 정신이 없는 상황이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 5월 '전기통신서비스에 관한 내외 가격 차 조사'를 발표했다. 총무성은 매년 일본 도쿄와 미국 뉴욕,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독일 뒤셀도르프, 한국 서울 등 6개국 주요 도시의 데이터 구간별 요금제를 비교해 발표한다.

'이현령 비현령' 글로벌 통신요금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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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요금제 1위는 미국?

국가별 1위 사업자를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미국의 버라이즌은 5G 무제한 구간을 제외한 모든 LTE·5G 데이터 구간에서 가장 비싼 요금제다. 무제한 요금제만 있어서 2GB, 5GB 등 저용량 구간에서도 무제한 요금제로 비교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LTE·5G 2GB 구간을 보면 영국은 1722엔(약 1만5829원), 미국은 6324엔(약 5만8130원)이다. LTE 20GB 구간에서 한국은 월 100GB를 제공하는 SK텔레콤의 다이렉트LTE 48 요금제(4만8000원)를 예시로 들어 비교했다. 요금제가 1.8GB, 2.5GB, 5GB, 100GB로 구성돼있기 때문이다. 20GB 구간만 보면 미국 다음으로 비싸고, 일본(2972엔·약 2만7319엔)의 1.9배에 달한다. 그러나 제 영역인 100GB 구간에서 비교하면 세 번째로 비싸 중간 수준이고, 4위인 일본과의 차이도 652엔(약 5993원)으로 좁혀진다.

해당 조사에서 주요 통신서비스인 음성 통화, 문자메시지 요금은 뺐다는 지적도 있다. 자국에 유리하게 해석했다는 것이다. 다른 국가는 통화와 문자메시지를 무제한 무료 제공하는 것과 달리 일본은 대개 통화, 문자 사용량에 따라 과금한다. 문자메시지 요금은 빼고 통화 무제한 옵션 1100엔~1870엔(약 1만111~1만7188원)만 더해도 월 요금이 훌쩍 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설정된 비교 구간에 매칭되는 요금제가 국가별로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기본 제공량(데이터·음성·문자) 차이도 천차만별"이라고 말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 해외 요금 비교에 통신업계에서는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韓 OECD 중 제일 비싸…"2015년 3G 요금제"

비단 이번 일만이 아니다. 올해 초 영국의 케이블·모바일 가격 비교 사이트 cable.co.uk는 '전 세계 모바일 데이터 가격 비교 현황'에서 한국의 1GB당 모바일 데이터 사용료는 평균 12.55달러(약 1만6779원)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비싸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자료는 조사 대상 200여개 국가의 통신 요금제를 일관된 기준 없이 임의로 선정했다는 것이 국내 통신 업계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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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업계 관계자는 "국가별로 최소 2종부터 최대 60종의 요금제를 선정했고, 한국은 9종의 요금제만을 선정해 비교했다"며 "예컨대 한국의 최고 GB당 가격은 약 11만원 수준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2015년에 출시한 3G 밴드 요금제(300MB·3만2890원)를 가지고 만들어낸 금액"이라고 밝혔다. 또 "정확하게 계산된 평균 가격이 아니라 국가별 요금제 리스트 중 중간에 있는 가격을 해당 국가의 평균 가격이라고 주장했다"며 "중저가 요금제가 다양하게 출시된 국가의 경우, GB당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 보이는 착시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통신 업계 관계자는 "불필요한 논란 해소를 위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국제요금 비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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