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잘 나가는 바비, 인형 판매는 -23% 눈물 뚝
본고장 美서도 아이들 '외면'
구시대 이미지로 제품 한계
'콘텐츠화'로 돌파구 마련할까
그레타 거윅 감독이 영상화한 '바비'가 글로벌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브랜드 소유주인 미국 완구 기업 '마텔'의 심경은 복잡할 듯하다. 바비 완구 매출은 확연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더는 인형에 관심이 없는 데다, 바비가 구시대적인 여성 이미지를 각인시킨다는 비판에서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마텔이 최근 공개한 올해 상반기(1~6월) 장난감 매출 실적을 보면, 바비 브랜드는 4억5960만달러의 글로벌 총 청구액(gross billing)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3% 폭락한 수치다.
바비의 초라한 성적표는 동일한 브랜드를 활용한 영화 흥행 수익과는 대비된다. 미국 개봉 첫 주 '미션 임파서블7'을 제치고 1억6200만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1위를 차지했고, 2주차에도 약 9000만달러를 거두는 등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완구 외면하는 21세기 아이들…'구시대' 이미지도 발목
바비의 입지가 흔들리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959년 첫 출시 이후 바비는 미국 최대의 아동용 장난감 브랜드로 거듭났으나, 21세기부터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바비의 최대 시장이자 고국인 미국에선 2015년 당시 9분기 연속 판매 감소를 겪을 정도였다.
바비의 쇠퇴에는 여러 요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21세기 들어 스마트폰, 휴대용 게임기 등 전자기술에 기반한 완구가 등장하면서, 아이들은 물리적인 인형 놀이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
아시아 신시장 개척도 다소 미흡했다. 마텔의 완구 라이벌인 '레고'의 경우 중국 시장 공략에 성공하면서 빠르게 판매액을 늘렸으나, 바비의 인기는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마텔은 2009년 중국 상하이에 바비 전문 판매점인 '하우스 오브 바비(House of Barbie)'를 열었으나, 불과 2년 만에 문을 닫았다.
대통령, 컴퓨터 엔지니어, 우주 비행사 등 다양한 직업군의 바비 인형을 선보였으나, 일각에선 바비가 여성에 대한 '성차별 이미지'를 조성한다는 비판이 여전하다.
"영화 성공은 문화적 공명…바비 브랜드는 새 수준 도약"
마텔은 바비의 판매액을 끌어 올리기 위해 영화 등 미디어 전략에 기대고 있다. 실적 발표 당시 앤서니 디실베스트로 마텔 최고경영자(CEO)는 영화의 흥행 성공 덕분에 7월 바비 매출은 '상승세'로 전환했다고 강조했다. 또 영화의 '후광 효과'를 적극 활용해 판촉 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텔 측은 "바비 영화의 성공은 해당 브랜드의 문화적 공명을 보여주는 쇼케이스"라며 "장난감, 패션, 액세서리, 콘텐츠 등 새로운 수준의 문화로 도약했다"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마텔은 앞으로도 장난감 브랜드 관련 영화를 추가 제작해 콘텐츠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또 이번 영화 관련 완구와 제품이 "매우 빠르게" 매진됐다며, 앞으로도 영화 관련 완구를 출시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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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특수 한정판 완구는 고액 수집가에게 특히 어필하는 제품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 내에는 어린 시절부터 바비 인형을 구매해 온 '전문 수집가' 시장이 활성화돼 있다. 한때 어린이 완구의 대표 격이던 바비가 이제는 성인 고객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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