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장님. '마약' 대신 ‘소문난’과 같은 좋은 단어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예쁜 간판으로 바꿔서 대박 나세요!"


전북 전주 풍남초등학교 학생들이 지난달 30일 학교 인근 전주 한옥마을 식음료 매장 두 곳을 방문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직접 쓴 편지를 사장님의 손에 쥐여 주었다.

전주 풍남초등학교 학생들이 전달한 손편지. [사진출처=전북교육청 제공]

전주 풍남초등학교 학생들이 전달한 손편지. [사진출처=전북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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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저는 풍남초등학교 6학년 학생입니다'로 시작된 편지에는 식음료 매장에서 사용하는 '마약 XX'이라는 광고 문구에 대한 어린이들의 생각이 적혀 있었다.


초등학생들은 광고 문구가 자칫 마약을 쉽게 여기게 하고, 외국인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썼다.

편지에는 "이번에 '마약'을 주제로 수업을 했는데 그러던 와중 '마약'이라는 이름이 붙은 가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한옥마을 곳곳에 있는 마약 XX 사장님들께 이러한 제안이 담긴 편지를 전달하게 됐습니다. 마약 대신 '소문난', '대박', '원조' 같은 문구를 사용해 보세요"라는 대안도 들어있다.


공손한 어투의 손편지를 받아 든 인근 상인들은 아이들의 제안에 화답했다. 한 상인은 풍남초를 방문해 "풍남초 학생들에게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답장 손편지와 간식을 전달하고 광고 문구를 수정하겠다고 약속했다.


풍남초 학생들이 편지를 작성하게 된 계기는 지난달 19∼23일 진행된 '약물 예방 교육주간' 토론 수업 덕분이다. 김도신 풍남초 보건교사는 5∼6학년 학생 71명과 학교 인근 상가에 써진 '마약 XX' 광고문구에 관해 토론하고 대안에 대해 생각해보자고 제안했다.


전주 풍남초등학교 학생들이 자신들이 쓴 편지를 가게 주인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출처=전북교육청 제공]

전주 풍남초등학교 학생들이 자신들이 쓴 편지를 가게 주인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출처=전북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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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사는 "학교 주변에서'마약 XX'이라는 광고문구를 쉽게 볼 수 있어 이런 수업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손편지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아이들의 진심 어린 마음이 상인분들에게도 닿았는지 편지를 전달하고 이틀 뒤에 가보니 정말로 광고문구가 '마약'에서 '원조'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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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편지를 직접 전달한 학생 대표 황건하·차노영 학생은 "우리가 바꿀 수 있을까 기대 반 의심 반이었는데 손편지가 좋은 결과로 이어져 너무 뿌듯하다"면서 "좋은 결정을 해주신 사장님께도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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