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사격 받은 건설 수주
장기적 안목의 큰 그림이 필요
해외건설 수주와 관련된 낭보가 연이어 들리고 있다. 그중 하나는 우리나라와 이라크 간의 고위급 채널인 공동위원회가 6년 만에 다시 열리면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이 재개될 물꼬를 트게 됐다는 것.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총 60만여명이 거주할 수 있는 10만80가구의 주택과 도로, 상하수도, 교육시설, 병원, 경찰서 등 사회기반시설을 조성하는 대규모 건설사업으로 총사업비가 14조원에 달한다. 한화 건설부문이 2012년과 2015년 각각 주택 건설과 SOC 건설 공사를 따내 진행했으나, 공사비를 받지 못해 사업이 중단된 상태였다. 공사 미수금만 89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화 측과 이라크가 현재 사업 재개 협상을 진행 중인데 이번 위원회 재가동으로 공사비 갈등이 곧 해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이라크가 "비스마야보다 더 큰 주거단지, 신도시 사업도 발주할 예정"이라며 800개가 넘는 새로운 투자사업에 대해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요청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또 현대건설은 50억 달러(약 6조40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 단지의 핵심 사업 '아미랄 프로젝트' 최종 계약을 앞두고 있다. 수주에 성공하면 우리 기업의 사우디 내 단일 수주액으로 역대 최대 규모가 된다.
'제2 마셜플랜'으로도 불리며 사업 규모만 최대 1200조원대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도 국내 건설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물론 전쟁 후 재건사업에는 변수가 많고 수익성 담보가 확실치 않다는 등 위험 요소가 존재하지만, 국내 해외수주 전략에는 청신호로 볼 수 있다.
여기에 건설업계에서는 22일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을 계기로 본격적인 사업 확대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현재 하노이에서 스타레이크 신도시 복합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다. 스타레이크 사업은 여의도 3분의 2 크기인 186만3000㎡ 부지를 ‘한국형 신도시’로 개발하는 초대형 도시개발 프로젝트다. 대우건설은 사업 확대를 위해 현지 업체와 업무협약(MOU)을 잇달아 맺을 예정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부의 지원 사격에 힘입은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국내 건설사들과 우리 정부가 손을 잡고 '원팀 코리아' 수주 활동을 통해 이뤄낸 성과다. 이는 국내 시장 침체로 시름이 깊어졌던 건설사들에 가뭄 속 단비와 같은 활력소가 되고 있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약 88억 달러로 저조해 정부의 연간 목표치 350억 달러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던 터라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다.
다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단기 성과주의를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5년 임기인 정부 입장에서는 기간 내 성과를 내려다보니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졸속으로 진행된 일이 적지 않았다. MB정부 초기 2년 안에 체결된 자원외교 계약은 대부분 성과가 미비하거나 대규모 손실 후 매각하며 실패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장기 정책을 단기에 결과물로 만들려고 하니 사고가 안 날 수 없었던 대표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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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정부는 철저히 기업의 지원 역할에만 치중했으면 한다.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섣불리 과대 포장하거나 정부의 업적으로 돌리기 위해 애쓴다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해외 업체들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워야 하는 국내 기업들의 노고가 자칫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부디 장기적 안목의 큰 그림을 그리고 우리 정부와 기업이 진정한 '원팀'을 이뤄 제2의 해외건설 붐을 일으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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